이번 세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매월 근로자의 월급에서 떼는 근로소득세를 줄이고, 소매업·음식업자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이 담겨 있다. 또한 오는 10월부터 신용카드로 국세를 납부할 수 있게 하고, 성실납세제도와 근로장려세제 등 새로운 제도 도입에 대한 구체안도 마련됐다.
그러나 매년초 세법 시행령 개정에서 단골 메뉴로 담겼던 2조원대의 기업 조세감면 방안이 이번에는 빠졌다. 기업들이 사업용 자산에 투자할 경우 투자금액의 일정 비율(7~15%)을 세액공제해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이하 임투공제)'가 그것.
임투공제는 지난 1968년 기업의 투자촉진을 위해 도입된 대표적인 경기조절용 조세제도로서 기업들이 받는 조세감면 혜택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18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참여정부 5년 임기동안 임투공제로 깎아준 세금은 총 9조551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임투공제 지원액은 지난 2003년 1조3019억원, 2004년 1조8134억원에 이어 2005년에는 2조5439억원을 기록했으며,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2조681억원과 1조8238억원(전망치)이 지원됐다.
임투공제에 대한 조세지원액수는 2006년에 국세청이 거둔 증권거래세(2조5257억원), 주세(2조4092억원), 상속·증여세(2조3893억원), 종합부동산세(1조3275억원) 등 웬만한 국세와 버금가는 규모다.
이렇게 덩치가 큰 조세감면제도가 올해 사라진 이유는 지난 10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열린 경제점검회의에서 임투공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잇따라 제기됐기 때문.
재경부 관계자는 "당시 회의에서 임투공제가 매년 일몰이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 거듭된 연장으로 인해 상시화돼 제도도입 취지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이번 시행령 개정에서는 임투공제의 일몰을 연장하지 않기로 하고, 기존 제도를 보완해 다음 정부에 결과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달 출범하는 이명박 정부가 '비즈니스 프랜들리(business-friendly 기업친화적)' 정책을 표방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투자촉진을 위해 임투공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업 조세지원 방안을 내놓을지, 아니면 기존 제도를 부활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