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제도의 남용이나 기득권화를 막기 위해 제도별로 일몰기한이 마련돼 있고, 일몰이 도래할 경우 연장 또는 폐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매년 일몰이 도래하는 비과세·감면제도들을 정비하는 일도 한해 조세정책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14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일몰 예정인 비과세·감면 제도는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등 총 21개로 지난해보다 5개가 더 많다.
수도권과 지방기업, 중기업·소기업 여부에 따라 세금을 5~30%까지 깎아주고 있는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제도는 매년 1조원의 조세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이 제도는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지역별 법인세 차등세율 적용방안의 모태가 되기도 했지만, 수도권 역차별 논란속에 무산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올해 일몰 예정인 제도 중 농·임·어업용 기자재에 대해 부가가치세 영세율을 적용하는 제도 역시 매년 1조원 넘는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며, 에너지 절약시설 투자 세액공제와 수도권 기업 지방이전시 과세특례 등의 제도도 수백억원의 감면이 이뤄지고 있다.
재경부는 매년 조세정책을 짤 때 비과세·감면제도를 지속적으로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한번 만든 제도는 수혜를 받는 집단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정비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참여정부 초기에도 재경부는 중장기 조세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세입기반 확충을 위해 조세감면 규모와 종류를 지속적으로 축소·단순화함으로써 세율인하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과는 시원치 않았다.
'감세'를 표방하는 이명박 정부가 닻을 올리기 전에 조세분야에서 비과세·감면제도를 줄여가면서 세율인하의 기반을 마련할지, 아니면 조세감면과 세율인하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정책을 사용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