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2일 한국석유공사 감사에 김 호(59) 전 광주고검 사무국장을 선임했다. 충남 서산 출신의 김 감사는 고려대 법학과를 나와 서울지검 남부지청 수사과장과 서울지검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정부는 또 지난 5월22일 한국전력공사 감사에 안왕선(58) 전 서울고검 검사를 임명했다. 전남 구례 출신의 안 감사는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15회 사법시험에 합격, 순천지청 부장검사와 전주.부산지검 차장검사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3월에는 가스공사 감사로 정영대(57) 전 대검 사무국장이 임명됐었다. 정 감사는 강원 홍천 출신으로 한양대 화학공학과를 나와 춘천지검 사건과장과 인천지검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공기업 감사는 공기업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뒤 기획예산처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게 돼 있다. 대개는 여당쪽에서 꼭 봐주어야 하는 인사가 발탁되는 것이 관례다. 이 때문에 야당은 역할이 막중한 공기업 감사 자리가 전문성이 전혀 없이 정부 부처 퇴임관료나 정치권 인사로 채워지는 인사관행에 대해 항상 비판적이었다. 야당 자신도 자신이 집권했을 때 정치권 주변 인사들을 대거 공기업 감사로 기용, 빈축을 산 일이 많았다.
최근 공기업 감사에 검찰청 출신이 늘고 있는 현상에 대해 한 공기업 관계자는 "회사 경영상태에 '레드카드'를 제시할 수 있는 감사는 타협을 모르는 법조인이 적격"이라며 "특히 정권 말기에 접어들면서 해이해질 수 있는 공기업 기강과 비리를 막기 위한 사전 조치로도 풀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청 출신 인사들의 공기업 감사 선임 바람은 경제계에 미치는 검찰의 강화된 위상을 반영하는 동시에, 사정바람을 피하기 위한 공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낳은 결과가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