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자금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이 1000여명에 달하는 삼성 임직원 등의 과세자료를 요청한 것에 대해 국세청이 현행 법 규정에 따라 특검팀의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세청은 1일 "특별검사팀의 삼성 임직원 등의 과세자료를 요청해 왔으나 현행 국세기본법에 따라 과세정보는 원칙적으로 공개가 금지되어 있다"며 "개별과세정보가 공개될 경우 국세행정 운영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이 같은 이유로 인해 대부분의 외국에서도 개별과세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고 우리나라의 판례(서울 고법 94구39262, 서울 고법 02누17086 등)도 여러 차례 개별과세정보는 공개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국세청은 국기법상 예외적인 경우에는 과세정보 제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현행 법상 지자체 등이 조세의 부과 또는 징수 목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과세정보를 요구하거나 국가기관이 조세범 소추목적을 위해 과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법원의 제출명령 또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 과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제공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세무공무원 상호간 국세 부과.징수 등에 필요에 따라 과세정보를 요구할 수 있으며 다른 법률의 규정에 따라 과세정보를 요구하는 경우 정보제공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국세청은 이와 관련해 "그러나 이 같은 경우에도 사용목적 범위 안으로 제한하고 있고 예외적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도 엄격하게 해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조세범 소추 목적 자료 요구, 다른 법률 규정에 따른 자료요구)에 대해서 국세청은 고문 변호사를 통해 자문을 받아 이번 건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세청은 "조세범 소추목적은 기소 및 공소 유지 목적이며 단순히 수사의 필요에 의한 정보제공은 국기법상 비밀유지 예외사유와 영장주의와의 균형관계를 고려할 때 제한적으로 해석되고 있다"며 "또 조세범으로 볼만한 구체적 사실이 포착된 경우 등 조세포탈 행위의 징후 및 내용이 어느 정도는 파악된 경우에 한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국세공무원은 다른 법률에 우선해 국세기본법에 가장 먼저 기속된다"며 "국세청은 국기법상 비밀유지 규정을 확대해석하지 않고 엄격히 해석해 납세자의 과세정보를 보호할 의무가 있으며 정보요구 주체에 따라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국세청은 이어 "특검의 자료요구에 응하지 못한 것은 법과 원칙에 따른 것으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다만 국기법이 정한 대로 '국가기관이 조세쟁송 또는 조세범의 소추목적을 위하여' 또는 '법관이 발부한 영장에 의하여' 과세정보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자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