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후보경선의 승패가 달려있는 5일 '슈퍼화요일' 결전을 하루 앞두고 오바마가 선두로 나섰다는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잇따르는 가운데 유권자들 앞에서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눈물을 훔치고 만 것이다.
힐러리는 지난달 초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앞두고서도 유권자들과 대화 도중 눈물을 보인 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승리를 낚아 화제가 됐다.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첫 승을 거둔 오바마 돌풍에 밀려 패색이 짙던 힐러리는 이 눈물로 여성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해 승리할 수 있었다는 분석이 잇따랐다.
힐러리가 두 번째 눈물을 흘린 곳은 코네티컷주 뉴헤이번의 예일아동연구센터.
예일대 로스쿨 출신인 힐러리는 학창시절인 1970년대 함께 아동운동을 벌였던 펜 로딘 변호사의 소개를 받은 뒤, 감정에 겨워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한 채 눈물을 훔쳤다.
로딘 변호사는 1972년 힐러리가 예일아동센터에서 인턴 생활을 했던 일을 회고하며 "당신은 언제나 어린이들의 챔피언이었다"며 "친구여 환영한다. 우리는 그대가 자랑스럽다"고 소개했다.
로딘 변호사의 말에 감정이 북받친 힐러리는 "이것 참, 울지 않겠다고 했는데.."라면서도 눈에는 이슬이 맺혔다. 힐러리는 한차례 눈가를 훔치기도 했으나 뉴햄프셔에서 눈물을 보였을 때와는 달리 목소리를 가다듬으며 평정을 되찾으려 애썼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힐러리는 이어 자신의 의료보험정책을 차분히 설명한 뒤 "카메라의 조명이 사라진 뒤에도 나는 1970년대와 같은 일을 똑같이 할 것"이라고 오바마와의 차이를 부각시키려 했다.
힐러리가 가까스로 승리한 뉴햄프셔 경선 당시와 비슷한 상황에서 또다시 눈물을 흘리자 이번에도 힐러리의 눈물이 통할지를 둘러싸고 다양한 의견과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 독자는 "오바마 지지도가 급속히 오르는 마당에 힐러리의 눈물은 예상됐던 일"이라며 "그러나 이번에도 뉴햄프셔처럼 유권자들이 그를 찍는 건 바보 같은 짓"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다른 독자는 힐러리가 감정을 억누르려 애썼음을 지적하며, "자연스런 감정을 내비친 게 무슨 문제가 되느냐"고 반박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힐러리는 잦은 연설에 목이 쉬어 연설을 중단하고 뜨거운 물을 마시는 등 보기 드물게 힘겨운 모습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