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학자 147명은 11일 기획재정부의 예산 분리 등 권한 분산과 금융위원회의 금융정책과 금융감독을 분리해 감독기능은 민간에서 수행해야 한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같은 날 오후에 진행되는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경제·금융부처 개편 공청회에 맞대응하는 성격으로 국회입법과정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학계·시민단체 등의 다양한 의견수렴을 통해 원점에서부터 논의할 것을 주문했다.
학자들은 기자회견에서 기획재정부 개편에 대해 "가장 큰 문제는 경제정책 결정 과정에서 기획재정부의 독주 위험이 높아지는 반면 이를 견제할 기능은 거의 상실된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이는 끊임없는 시장의 위험신고를 무시한 재정경제부(옛 재경원) 관료들의 오만과 독선을 어느 누구도 견제하지 못한 커다한 국가위기를 불러일으킨 97년 외환위기 시기로의 회귀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기획재정부는 예산, 세제, 국고 등 모든 재정 기능과 기획조정 기능을 담당해 현행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를 통합한 형태.
이들은 대안으로 "경제부처 개편은 권한을 한 곳에 집중할 것이 아니라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적용되도록 해 잘못된 정책 판단으로 인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뤄져야 한다"며 "최소한 예산기능은 독립된 부처에서 수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들은 금융위에 대해 "정책적 목적을 위해 금융 감독 기능이 왜곡되는 관치금융의 폐해가 심화될 것"이라며 "재경부의 잘못된 정책수행에 대해 금융감독기구가 제대로 된 감시기능을 수행하지 않고 책임 떠넘기기식으로 일관했던 과거의 잘못된 경험을 반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는 재경부내 금융정책국의 금융정책 기능과 금융감독위원회의 금융감독 기능을 담당하며, 예금보험공사, 기술신용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갖게 된다.
이와 관련 이들은 "금융감독 기능은 정부나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독립돼야 마땅하며, 금감위와 금감원을 통합한 시장친화적인 공적민간통합기구를 만드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윤석헌(한림대 재무금융학과), 김대식(한양대 경영학과), 고동원(성균관대 법대), 강철규(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권영준(경희대 국제경영학), 이의영(군산대 경제학과), 이근식(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김상조(한성대 무역학과), 장하성(고려대 경영대), 전성인(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등 147명의 학자가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