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사모펀드의 약관 심사가 대폭 완화되는 대신, 다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펀드의 약관 심사가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이다. 또한 복잡한 수익구조를 가진 펀드는 외부 전문가가 약관 심사에 참여하게 된다.
금융감독원은 12일 공모펀드에 심사역량 집중 등의 내용을 뼈대로 한 펀드상품의 약관심사 업무를 개선, 자산운용업계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다. 금감원의 이번 개선안은 법규개정까지는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즉시 시행된다.
금감원 정용선 부원장보는 "약관은 자산운용사인 위탁자와 운용자산을 관리하는 수탁자 간의 양자 체결이지만, 실질적으로 투자자가 대상이 되기 때문에 위탁자, 수탁자, 투자자의 삼자를 고려한 약관을 보게 돼 신상품이 적기에 출시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업계에서 펀드 심사 절차를 간소화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다"며 "운용사의 펀드상품 개발을 촉진하고 신상품이 적기에 출시될 수 있도록 하면서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펀드 약관 심사 제도를 개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나 특정·소수인만을 수익자로 하는 사모펀드는 심사를 대폭 완화되는 반면, 다수의 투자자를 대상으로 모집하는 공모·비정형 펀드에 대한 심사가 강화된다.
펀드약관 제정보고는 지난해 기준 사모투자신탁이 전체 1만1928개 중 1만211개로 85.6%를 차지하는 반면, 공모투자신탁은 1625개로 13.6%에 불과해 공모투자신탁의 펀드약관 심사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또한 약관의 법령 위반 등에 대해 논란이 있거나 새로운 유형 또는 복잡한 수익구조를 가진 펀드에 대해서는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비상설 약관심사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적합성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위험요소 등 투자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을 판매사가 충실히 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됐는지 여부와 기본적인 수익구조 및 투자위험 요소 등이 약관의 기재사항에 적절하게 포함되도록 약관 내용을 개편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산운용회사가 기존까지 약관 법률 적합성을 사전 협의하던 관행을 없애고 신속한 상품개발을 위해 혁신적인 상품을 개발·출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운용사의 신상품이 적기에 출시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자산운용협회가 제정한 표준신탁약관의 인정범위를 확대해 운용사의 사전보고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이에 따라 감독기구에 사전 보고하는 대신 펀드 설정 후 일주일(7일) 내에 자산운용협회에 보고하면 된다.
한편 펀드의 순자산총액이 지난해 말 321조3000억원에 달하는 등 약 4년 전인 2003년말(148조3000억원)보다 두 배 이상 성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