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전자와 완성차, 건설업종 등 3개 업종에 대해 하도급거래 공정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하도급 대금결정' 부문의 공정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기업이 거래상 우월적인 지위를 남용해 중소기업의 영업비밀과 기술자료 등을 요구하는 행위가 여전하고 이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불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공정위는 수요자중심의 하도급정책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전자·완성차·건설업종 등 3개 업종에 대해 하도급거래 공정성을 평가한 결과 이 같이 조사됐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우선 금품 향응과 이익제공 강요, 신고에 따른 보복조치 등과 관련한 '비대금 부문'의 공정성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과 임금인상 등 대기업 경영사정에 따라 일방적으로 납품 단가를 인하하는 불공정 관행은 심한 것으로 평가됐다.
특히 건설업종의 경우 원도급금액에 비해 하도급금액을 적게 책정하는 '저가 하도급' 행위에 대한 불만이 많았고 전자업종은 시제품이나 개발품의 위탁과 관련한 중소기업들의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들 3개 업종은 대금 지급을 지연해 중소기업에 경영부담을 주던 행태는 많이 개선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제조업종만은 부당한 납기를 정해 납기 지연을 이유로 제품 수령을 거부하는 등의 행태에 대한 불만이 높았다.
이밖에도 공정위의 시정조치에 따라 대금을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한 후 이를 차후에 회수하거나 이후 납품대금에서 공제하는 등의 탈법행위는 줄어든 것으로 평가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앞으로도 공정성평가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평가결과 우수 기업에 대해서는 하도급 벌점 감점 혜택을 부여하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번 평가 결과를 부당 납품단가 인하 행위에 대한 감시 등 향후 법집행 및 정책의 참고자료로 활용해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