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징액 1조원 위기, 하나은행도 과세불복 방침
새정부 출범과 함께 재정경제부 지붕 아래에서 벗어나 총리실 산하 '조세심판원'으로 독립을 꾀하고 있는 국세심판원에 수 천억원대에 달하는 거액 과세불복 사건이 속속 접수되거나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알려진 것만 해도 이미 완전 종결된 론스타(스타타워 매각건 20여건, 1400억여원) 불복사건 이외에도 현재 계류 중인 건수만 해도 적지않은 숫자다.
게다가 1조원이 넘는 세무조사 추징액을 부과 당할 위기에 놓인 하나은행도 국세청 고지에 대해 세금을 낸 뒤 적법한 불복절차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져 심판원 개원사상 최고액 과세불복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 1000억원대 과세불복은 기본(?)=현재 심판원에서 심리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과세불복건 중 가장 몸집이 큰 건은 국민은행이 지난해 8월 제기한 4420억원짜리.현재까지 이 과세불복건은 1975년 심판원 개원이래 사상 최대금액으로 기록되어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2개월 동안 국세청으로부터 정기세무조사를 받은 뒤 2003년 국민카드 합병과정에서 적립한 대손충당금을 법인세법상 손금으로 산입한 부분과 관련해 이 같은 거액의 세금을 추징 당했다.
외환은행도 비슷한 시기에 과세불복을 제기했다. 불복액수는 1350억원. 케이스도 국민은행과 유사한 '합병(외환은행-외환카드 합병에 따른 대손충당금 손비처리)'과 관련한 불복청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한국토지공사도 지난해 말 2800억원에 육박하는 과세불복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과세쟁점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심판원은 현재 담당 심판부를 배정, 심리작업에 착수한 상태이다.
세계 3대 철강업체인 포스코도 지난 2005년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은 뒤 추징 당한 1800억원 규모의 과세불복을 2006년 6월경 심판원에 제기했다. 심판원은 현재까지 국세당국과 포스코 관계자 등을 불러 입장차를 확인하는 등 심리작업을 진행했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은 지난 2006년 6월경 1080억원에 육박하는 거액의 과세불복을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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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원에 제기한 상태이다. 쟁점은 현대중공업이 현대그룹에서 분리돼 나오기 전인 지난 1998년과 2000년 두 차례에 걸쳐 '현대우주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과 관련해 국세청이 이를 부실계열사 부당지원으로 간주, 부당행위계산 부인규정을 적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건과 관련해서도 심판원은 1년8개월여가 흐른 현재까지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
□ 론스타 과세불복…총액 2600억원=최근 2, 3년간 가장 사회적 이슈가 됐던 과세불복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관련된 과세불복이었다.
론스타는 지난 2004년 벨기에에 세운 페이퍼 컴퍼니인 스타홀딩스를 매개로 역삼동 스타타워 건물을 매각하면서 얻은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았다가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아 1400억여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론스타는 이와 관련해 20여건의 과세불복을 제기했다. 심판원은 1년여가 넘는 장고 끝에 론스타가 제기한 과세불복 전부를 '기각'처리했다. 현재 론스타는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최근에도 론스타는 1192억원에 달하는 과세불복을 심판원에 제기,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다만 이 건의 경우 세무조사 추징액이 아닌 외환은행 지분 양도대금에 대한 세금(원천징수분)인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계 HSBC은행에 나머지 외환은행 지분을 매각하기로 한 론스타는 현재 진행 중에 있는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에 따라 외환은행 지분 전량 매각으로 얻어지는 차익에 대해 자신들의 뜻과 관계없이(?) 거액의 세금을 낼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외환은행 지분 매각 차익에 대한 과세가 이뤄질 경우 스타타워 매각건과 마찬가지로 거액의 과세불복을 심판원에 제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거액 과세불복 '딜레마(?)'=심판원 과세불복은 행정소송 단계로 넘어가기 직전 반드시 거쳐야 할 과정 중 하나다. 다만 심판원에서 인용(납세자 승소)결정을 내릴 경우 추가적인 행정소송 없이 추징됐던 세금 등을 이자까지 붙여 돌려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심판원 불복단계에서 세금을 부과한 과세당국과 대형 회계법인이나 법무법인 등과 복식조를 만들어 과세불복을 제기한 기업들간에 치열한 '법리다툼'이 벌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거액의 과세불복은 매년 심판원에 접수되는 수 천 건의 과세불복 케이스 중 '드문 케이스'일 뿐더러 론스타 과세불복과 같이 사회적 이슈를 동반할 경우 그다지 달갑지 않은 사건에 속한다는 설명이다.
또 거액 불복건의 경우 사안과 쟁점 자체가 복잡해 결론을 내리는데 현행 법정처리기한(90일) 내 처리는 불가능하고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 이에 따라 거액 불복건은 심판원 업무효율성의 척도인 '심판청구 건당 평균 처리기한'에도 상당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