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전국 8.5% 불과‥부동산 시장 활성화 의문
재경부도 최근까지 양도세 인하 반대 입장
국회 재정경제위원회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1세대1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율을 확대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의와 26일로 예정된 본회의 의결을 거쳐 확정되며, 이르면 내달 중으로 공포·시행될 예정이다.
개정안에는 현행 1주택자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율이 연간 3%에서 4%로 확대되고, 공제한도도 15년 이상 보유시 45%에서 20년 이상 보유시 최대 80%까지 늘어났다.
이를 통해 1주택을 가진 실수요자의 양도세 부담을 경감해 주택거래를 활성화하겠다는 게 법안을 낸 김진표 통합민주당 정책위의장의 설명이다.
□ 양도세 감면 혜택은 '6억 이상 1주택 소유자'= 현재 실거래가 6억원 미만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의 경우에는 3년 이상 보유할 경우 양도세가 없으며(서울,과천 및 5대 신도시지역은 2년이상 거주해야 면제), 6억원 이상의 주택을 소유할 경우에만 6억원 초과분에 대해 양도세가 부과된다.
즉 이번 장기보유특별공제율 확대로 인한 혜택은 1주택자들이 6억원 이상 고가주택을 내놓을 경우에만 해당되는 것.
예를 들어 20년전 2억원에 매입한 주택이 값이 올라 12억원에 처분해 10억원의 양도차익을 얻었다면, 과세대상 양도차익은 6억원 초과분인 6억원을 전체 양도금액 12억원으로 나눠 5억원만 양도차익으로 간주된다.
여기에 현행 15년 이상 보유에 따른 45%의 장기보유 특별공제를 적용하면 양도소득금액은 2억7500만원이 되고, 여기에 소득세율(9∼36%)을 구간별로 적용하면 실제로 내야할 양도소득세는 8640만원이 된다.
그러나 이번 법 개정으로 인해 20년 이상 보유시 특별공제율이 80%까지 높아지면 양도소득금액은 1억원이 되고 양도세는 2340만원만 내면 된다. 실질 세부담액은 양도차익(10억원)의 2%를 겨우 넘게되는 셈.
김 정책위의장에 따르면 법안이 시행될 경우, 양도세 실효세율은 6,8%에서 4.9% 수준으로 줄어들고, 건당 평균 세액도 3100만원에서 2350만원 수준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또한 건당 세액을 1만4670건으로 환산할 경우 세수감은 약 11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 실거래가 6억 넘는 아파트는 전체의 8.5% 수준= 이번 양도세 감면 혜택이 주어지는 실거래가 6억원 이상 주택은 전국에 얼마나 될까.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 114에 따르면 전국 600만4922채의 아파트 중 6억원을 넘는 주택은 지난달 기준으로 전체 아파트 수의 8.52%에 불과한 51만1801채.
이 가운데 35만1317채가 서울지역에 밀집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중에서 강남, 서초, 송파, 양천 등 이른바 '버블세븐' 지역에 22만2787채가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장기보유 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부담 완화가 실질적인 부동산 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이다.
한 조세전문가는 이와 관련해 "참여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조세논리로 풀어내려고 한 것이 부동산 시장의 동결을 가져왔다"며 "극소수에 불과한 장기보유 1주택자들에게 양도세 부담을 완화해 준다고 해서 부동산 시장의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세제 관련 주무부처인 재정경제부에서는 최근까지도 1가구1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인하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다.
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경제에 관한 질문에 출석해 1주택자 양도세 장기보유 인하와 관련 "전체적으로 부동산시장에 주는 영향을 심각히 고려해야 하는데, 시장에 대해 세제완화 시그널을 주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권 부총리는 "현재 양도세가 부과되는 것은 전체 거래량의 0.9%수준으로 양도세 때문에 거래 침체라고 얘기하기엔 무리가 있다"며 양도세 인하로 인한 효과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