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은 이날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제17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통해 "경제 살리기를 위해 정부부터 유능한 조직으로 바꿔 '작은 정부, 큰 시장'으로 효율성을 높이겠다"며 "투자와 소비를 살리기 위해 세금도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8700자에 이르는 취임사를 통해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 원년으로 선포하고 ▲경제 살리기 방안 ▲노사문제 ▲개방화시대 농어민 지원방법 ▲교육·과학의 선진화 ▲복지정책방향 ▲통일·외교문제 등 이명박 정부 5년의 전반적 청사진을 내놨다.
■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 원년으로 선포
이 대통령은 이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60년을 시작하는 첫해인 2008년을 대한민국 선진화의 원년으로 선포한다"며 "각자가 스스로 자기 몫을 다하며, 공공의 복리를 위해 협력하는 사회, 풍요와 배려와 품격이 넘치는 나라를 향한 장엄한 출발"을 선언했다.
그는 특히 "우리는 '이념의 시대'를 넘어 '실용의 시대'로 나가야 한다. 실용정신은 동서양의 역사를 관통하는 합리적 원리이자, 세계화 물결을 헤쳐 나가는 데에 유효한 실천적 지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인간과 자연, 물질과 정신, 개인과 공동체가 건강하고 아름답게 어우러지는 삶을 구현하는 시대정신"이라며 "선진화를 이룩하는 데에 나와 너, 우리와 그들의 차별이 없다. 협력과 조화를 향한 실용정신으로 계층갈등을 녹이고 강경 투쟁을 풀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국민을 지성으로 섬겨 나라 경제가 활기차게 돌아가고, 노사가 한마음 되고, 소수와 약자를 따뜻이 배려하는 나라, 훌륭한 인재를 길러 세계로 보내고, 세계의 인재를 불러들이는 나라가 바로 제가 그리는 대한민국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적은 계속되고 신화는 이어질 것"이라며 "세계를 놀라게 한 발전의 엔진에 다시 불을 붙여 더욱 힘차게 돌아가게 하는데, 제가 앞장서고 국민 여러분이 하나 되어 나서면 우리는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 작은 세금 작은 정부로 경제 살린다
이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더 활기차게 성장하고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정부부터 유능한 조직으로 바꿔 '작은 정부, 큰 시장'으로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일 잘하는 정부를 만들겠다. 앞으로 정부는 잘 하는 곳은 더 잘 하게 해주고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힘이 되는 역할을 맡겠다"며 "꼭 정부가 해야 할 일이 아닌 것은 민간에 이양하고, 공공부문에도 경쟁을 도입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세금도 낮춰야 투자와 소비가 살아난다"며 "공무원 수를 점진적으로 줄이고 불필요한 규제는 빠른 시일 내에 혁파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은 국부의 원천이요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만큼 누구나 쉽게 창업하고 공장을 지을 수 있어야 하며, 기업인이 나서서 투자하고 신바람 나서 세계 시장을 누비도록 시장과 제도적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판단.
그는 또 "기술혁신을 추구하는 중소기업들이 활기를 가져야 하는 만큼 중견기업으로 성장해서 대기업들과 협력하고 경쟁하도록 돕겠다"며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영하는 기업인들이 존경받고,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이 사랑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노사문제-과격한 투쟁은 자멸을 부른다
노사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노(勞)와 사(使)는 기업이라는 수레를 움직이는 두 바퀴입니다. 어느 하나가 제몫을 못 하면 수레가 넘어진다"며 "선진국에서는 과격한 투쟁은 결국 자멸을 가져온다는 인식을 노사 모두가 공유, 노사분규가 현격하게 줄어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사문화의 자율적 개선은 선진화의 필수요건이며, 이제 '투쟁의 시대'를 끝내고 '동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기업도 노조도 서로 양보하고 한 걸음씩 다가서야 한다"며 "기업이 먼저 투명하고 공정한 경영으로 노동자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노동자도 더 열심히 일해 주어야 하고, 불법투쟁은 지양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며 "그래야 노사관계가 건강해진다. 정부도 원칙과 성의를 가지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개방화시대 농어민 문제 해결 방법은?
이 대통령은 "시장개방은 피할 수 없는 큰 흐름이다. 수출산업이 경제의 큰 몫을 차지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국부를 늘려가야 한다"며 "그러나 개방에 취약한 부문에서는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농어민들이 그렇다. 그렇다고 여기서 주저앉을 수도 없지 않느냐. 우리 국민 모두가 농어민의 아들딸입니다. 농업, 농촌, 농민 걱정이 곧 나라 걱정입니다.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정부가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농림수산업이 더 이상 1차 산업으로 머물러선 안 된다. 첨단 생산기술을 접목하고 유통 서비스 경영과 결합시켜 경쟁력 있는 2차, 3차 산업으로 업그레이드 해야한다"며 "해외시장 개척에도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능동·예방적 복지로 발상의 전환
복지정책과 관련 이 대통령은 "시혜적, 사후적 복지는 해결책이 아니며, 능동적, 예방적 복지로 나아가야 한다"며 "낙오자 없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복지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생애주기와 생활형편에 따른 수요에 맞춰 맞춤형 보육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며 "정부가 보육의 짐을 덜어주면 저출산 문제가 개선될 뿐만 아니라 삶의 질과 인적 자원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청년세대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겠다. 국내외에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젊은이들의 사회 진출을 돕겠다. 주거생활을 안정시킴으로써 개인 생활은 물론 사회의 안정 기반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고령화 사회를 맞아 노인복지대책도 시급하다"며 "노령연금을 현실화하고, 공공복지를 개선하겠다. 고령자를 위한 의료혜택과 시설을 늘리고, 근로의욕이 있는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또 "장애인들에게도 더 따뜻한 배려와 함께 더 많은 기회를 줄 것"이라며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다. 그렇게 할 수 없는 사람들은 국가가 책임지고 보살피겠다"고 말했다.
■ 교육·과학의 선진화를 이루자
이 대통령은 "교육개혁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획일적 관치교육, 폐쇄적 입시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글로벌 스탠더드를 받아들이고 교육현장에 자율과 창의, 그리고 경쟁의 숨결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학교유형을 다양화하고 교사들의 경쟁력을 높여 공교육을 정상화시켜야 사교육 열풍이 잦아들고, 학생들의 적성과 창의력이 살아난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판단.
그는 "대학의 자율화는 국가경쟁력 뿐 아니라 한국 사회 선진화의 관건이라며 "교육과 연구의 역량을 늘려서 세계의 대학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고, 지식기반사회의 전선에 서야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특히 "교육의 기회를 질적으로 확대, 형편이 어려워도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복지로 가난의 대물림을 끊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과학이 사회를 합리적으로 바꾸고 선진화시킨다. 한국의 몇몇 과학기술은 세계적 수준에 도달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며 "20년, 30년을 내다보면서 과학기술의 창의적 역량을 키워 가겠다"고 밝혔다.
■ 주택은 재산이 아닌 생활 인프라
주택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주택은 재산이 아니라 생활의 인프라"로 정의하고 "주거생활의 수준을 높이고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주거복지정책을 적극적으로 펴나가겠다"고 밝혔다.
■ 어떤 경우든 '친환경' 기조 유지할 것
이 대통령은 "해양지향, 광역화는 세계적인 추세다. 미래의 생활양식에 필요한 공간활용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며 "어떤 경우든 친환경, 친문화적 기조를 유지해 국토의 건강성과 품격을 높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대운하를 접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되는 부분.
그는 "지구 환경 변화가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기상재해가 잦아지고 피해 규모도 커지고 있다. 우리도 탄소 배출을 줄이는 일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며 "식량, 환경, 물, 자원, 에너지 등과 관련된 정책 전반을 환경친화적으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 문화강국 기반을 다지자
그는 "이제는 문화도 산업이다. 콘텐츠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 문화강국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수준이 높아지면 삶의 격조가 올라간다. 문화로 즐기고, 문화로 화합하며, 문화로 발전해야 한다"며 "정부는 우리 문화의 저력이 21세기의 열린 공간에서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美우호관계 다지고, 아시아 국가와 공동번영
그는 "대한민국은 더 넓은 시야, 더 능동적 자세로 국제사회와 더불어 함께 하고 교류하는 글로벌 외교를 펼칠 것"이라고 외교방향의 기본을 설명하고, "우리는 인종과 종교, 빈부의 차이를 넘어 세계의 모든 나라, 모든 사람들과 친구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는 전통적 우호관계를 미래지향적 동맹관계로 발전, 강화시키겠다. 두 나라 사이에 형성된 역사적 신뢰를 바탕으로 전략적 동맹관계를 굳건히 해 나가겠다"며 "아시아 국가들과의 연대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일본, 중국, 러시아와 고루 협력관계를 강화해 동아시아의 평화와 공동번영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엔진을 안정적으로 가동하기 위해 자원과 에너지의 안정적인 확보에도 힘쓸 것이며, 평화와 환경을 위한 국제협력에도 앞장서겠다"며 "우리의 경제규모와 외교역량에 걸맞게 인류 보편의 가치를 구현하는 기여외교를 펴겠다. UN 평화유지군(PKO)에 적극 참여하고 공적개발원조(ODA)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 통일문제-10년내 북한 주민 소득 3000불 시대 열 것
통일문제와 관련 이 대통령은 "남북통일은 7천만 국민의 염원이다. 남북관계는 이제까지보다 더 생산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며 "이념의 잣대가 아니라 실용의 잣대로 풀어가겠다. 남북한 주민이 행복하게 살고 통일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의 길을 택하면 남북협력에 새 지평이 열릴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협력하여 10년 안에 북한 주민 소득이 3천 달러에 이르도록 돕겠다. 그것이 바로 동족을 위하는 길이고 통일을 앞당기는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선 "남북의 정치 지도자는 어떻게 해야 7천만 국민을 잘 살게 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해야 서로 존중하면서 통일의 문을 열 수 있는가 하는 생각들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며 "이런 일을 위해서라면, 남북 정상이 언제든지 만나서 가슴을 열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기회는 열려 있다"고 사실상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 야당과의 관계는 소모적인 정치관행 버리자
그는 "정치의 근본은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살맛 나게 하는 데에 있다. 정치가 변하지 않고는 선진일류국가를 만들 수가 없다"며"소모적인 정치관행과 과감하게 결별하고, 국민의 뜻을 받들고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생산적인 일을 챙기자"고 야당에 제안했다.
그는 "여와 야를 넘어 대화의 문을 활짝 열겠다. 국회와 협력하고, 사법부의 뜻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