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硏, '법인세수 증가… 전체 법인 수, 수익률 개선↑'
국내 법인세수가 빠르게 증가한 것은 기업의 세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라 기업의 수익률 개선과 함께 전체 법인 수가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김우철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27일 '외환위기 이후 법인세수 변동요인 분석'이란 보고서를 통해 "외환위기 이후 두 차례에 걸친 법인세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법인세수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그 원인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법인세수는 외환위기 이전인 지난 1995년 8조50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05년에는 무려 29조8000억으로 불과 10년 사이에 약 3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400조원에서 810조원으로 2배 정도 증가한 것에 비하면 법인세수의 증가는 경제규모의 성장보다도 더욱 빠르게 진행된 셈.
법인세수가 국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큰 폭으로 증가해 2005년 국세 대비 법인세수의 비중은 23%에 육박하는 등 소득세의 국세 대비 비중 19%를 훨씬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법인의 세부담을 나타내는 지표인 순이자소득을 고려한 영업 잉여 대비 법인세 비율이나 국세청 신고소득 대비 법인세 비율 등은 2000년 이후 하락세를 보여 법인의 세부담(평균유효세율)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이처럼 법인의 세부담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법인세수가 증가한 것은 외환위기 이후 전체 법인 수 자체가 증가한데다 법인의 소득 규모도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환위기인 지난 1998년 이전에 납부세액 기준 상위 100개 기업이 전체 법인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3%에 불과했지만 2002년에는 64%로 약 2배 정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998년에서 2002년까지 전체 법인세수가 8조4000억원 증가하는 동안 상위 100대 기업의 납부세액은 8조600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상위 100대 기업을 중심으로 전체 법인세수의 증가가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들 상위 100대 기업의 평균유효세율(세액/과표)은 1997년 25.10%에서 2002년 23.09%로 오히려 하락해 세부담이 누진적이거나 과세표준에 비례적으로 증가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김 연구위원은 "현재와 같은 우량기업의 양호한 수익구조가 미래에도 지속될 경우 법인세수의 우량기업 편중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고 이는 미래 법인세수의 증가 추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