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형 i30, 스페인 '올해의 차'선정…시장공략 '호재'
현대자동차가 생산, 세계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종들이 국제적으로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 그만큼 현대자동차의 '브랜드 파워'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는 설명이 가능한 셈이다.
현대차는 세계최대 자동차 소비시장인 미국의 경기 악화 등에 따른 판매실적 부진 가능성을 이처럼 국제적 인정을 받고 있는 품질로 승부하는 마케팅 전략을 통해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 신차 제네시스…"벤츠와 비교해서 손색없다"=올 상반기 미국시장에 진출하는 제네시스는 월스트리트 저널로부터 벤츠와 BMW와 비교해 품질이 절대 뒤지지 않는다는 호평을 받았다.
동등한 수준의 품질과 함께 가격경쟁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제네시스 최고급 모델은 5800만원으로 메르세데스-벤츠 E350(1억190만원)와 BMW 530i(9150만원)와 비교해 뛰어난 가격경쟁력을 갖췄다.
현대차는 가격이 싸다고 해서 품질에서 뒤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렉서스와 비교해서는 동력, 연비, 소음, 안전성 등 모든 면에서 낫다는 평을 받고 있다"며 "벤츠와 BMW와 경쟁할 만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는 앞차와의 거리와 속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과 핸들의 방향을 따라 움직이는 어댑티드 해드램프 기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제네시스 수출용에는 4600cc타우엔징과 하만베커사의 '렉시콘(Lexicon)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으며 일본 아이싱사와 독일ZF사의 자동 6단 변속기 및 운전자 통합정보시스템(DIS)을 장착했다.
현대차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제네시스는 현대차 이미지를 새롭게 제고할 선봉에 서게 된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출시 전부터 제네시스에 대한 광고를 강화하는 등 시장선점을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인 9700여만명이 시청하는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에 제네시스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 현대차 i30…스페인의 '올해의 차'로 선정=미국에 제네시스가 있다면, 유럽에는 현대차 i30(thirty)가 있다고 현대차는 강조한다.
올 2월 중순경 현대차 i30(thirty)는 아시아 브랜드 최초로 스페인 유력 자동차 전문가들이 선정한 '올해의 차(2008 Car of the Year, COTY)'로 뽑히는 쾌거를 이룩했다.
스페인의 '올해의 차'는 매년 스페인 내 52명의 유력 자동차 전문가들이 평가단을 구성해 전년 출시된 모델들을 대상으로 평가하게 된다.
이 상은 현대차의 i30(thirty)가 디자인, 성능, 안전성, 신뢰성 등 자동차 제반항목에서 피아트 500, 포드 몬데오, 푸조308, 도요타 아우리스 등보다 더 높은 점수를 얻었다.
i30(thirty)는 지난해 6월 출시된 후 4469대를 판매했으며, 9월부터는 유럽 전역에 본격 진출해 총 2만4727대를 판매하기도 했다. 이번 올해의 차로 선정돼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힘입어 판매량은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세계가 인정한 품질"…시장공략 박차=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높은 품질을 인정받은 제네시스를 비롯해 중형 세단 쏘나타 트랜스폼을 미국시장에 내놓고 세계 유수의 자동차사가 판매하고 있는 각종 차종들과 품질경쟁을 벌일 방침이다.
기존까지 현대차는 '가격대비 품질만족'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품질만 따져도 다른 세계적인 브랜드와 견줄만하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이 같은 기세를 몰아 '품질 우수'라는 이미지를 좀 더 부각시켜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제네시스 등과 같은 중대형차 판매에 집중해 '품질 좋은 대형차' 이미지를 한층 제고할 계획이다.
그러나 중대형차 시장 공략의 현실적 난제도 있다. 특히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전반적인 세계 경제 불안과 고유가 현상으로 전체적인 산업수요가 줄면서 중대형차보다는 소형차의 판매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1, 2월 현대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6%가 감소한 가운데 소나타 등의 중형차는 15∼30%가 줄었으나 엑센트나 엘란트라 등의 소형차는 10∼40%까지 증가했다.
시장상황이 여의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제네시스 등 중대형차 시장을 적극 공략하려는 것은 소형차에 비해 중대형차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하기 때문.
더구나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에서 세계적인 명차와 경쟁하고 있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현대차의 과감한 행보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