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트랜스폼, 제네시스로 이미지 제고 총력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으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의 경기가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미국시장 진출이후 승승장구를 거듭하던 현대자동차도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고전에 직면해 있다.
7일 현대자동차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의 지난달 판매량은 3만1090대로 전년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9.9%나 감소했다. 게다가 올해 들어 두 달 동안 현대차 판매량은 미국 산업수요 감소로 인해 5만2542대 판매에 그쳤다.
특히 현대차의 주력 승용차종인 쏘나타의 경우 29.7%가 급감했으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싼타페도 15.9%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소형차인 엑센트와 엘란트라의 판매실적은 각각 38.5%, 10.2%씩 증가했다.
이는 세계적인 고유가 현상과 미국의 경기둔화라는 두 가지 현실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이 같은 상황을 정면돌파 전략으로 타개한다는 계획이다. 소형차가 아닌 올 상반기 중으로 쏘나타 트랜스폼과 제네시스 등의 중대형차를 미국 시장에 진출시켜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전체적으로 미국 수요가 줄면서 업체별로 조금씩 판매량이 낮아졌다"라며 "고유가인 상황에서 소형차에 대한 수요가 집중됐지만 중형차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미국 내에서 차지하는 중형차의 파이가 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대형을 선호하는 미국 시장의 성향을 놓고 볼 때 중대형차 진출 전략의 성공가능성은 높다는 것이 현대차의 자체 분석인 셈이다.
□ 미국 산업수요 부진…브랜드 경쟁 심화로 이어져=지난해 미국시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주택경기 침체, 금융시장 불안, 신용경색, 고유가 등으로 침체상태에 빠졌으며, 이런 현상은 올해도 여진처럼 계속되고 있다.
올해 미국의 자동차 산업수요는 1998년 이후 10년 만에 약 1600만대 이하로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해 시장에 진출한 업체들의 동반 판매부진이 가시화될 전망. 이에 따라 각 자동차 브랜드간 판매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 3개 자동차 브랜드들의 판매량은 각각 6.0%, 11.8%, 3.1%씩 감소했다. 반면 현대차 등은 여러 경제적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판매량이 2.9% 증가했으며, 도요타, 혼다 등의 일본 업체도 2∼4%정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현대차도 이 같은 판매실적 하락 현상을 피하지 못했다. 실제로 현대차의 1, 2월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5.6% 감소한 5만2542대로 줄었다.
올해 현대차가 세운 미국시장 판매목표는 지난해 판매량(46만7000대)보다 10%가량 높은 51만5000대. 만약 1, 2월 판매실적에 비춰 판매량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목표치의 3분의 2도 달성하기 어렵게 된다.
더구나 현대차 수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미국시장에서의 판매량 부진은 전체 수출량을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현대차로써는 총력을 기울여야 할 상황.
□ 쏘나타 트랜스폼, 제네시스로 미국시장 공략=현대차는 수요 부진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으로 올해 상반기 중 중형 세단 쏘나타 트랜스폼과 독일 명차를 겨냥해 개발한 대형 세단인 제네시스를 미국시장에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쏘나타 트랜스폼은 1/4분기 이내인 3월중에 출시될 예정이며 제네시스는 6월쯤에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지난해 판매량이 기존의 상승세를 따라가지 못해 한계에 부딪히게 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며 "규모의 경제 이상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해 수익성이 높은 차를 판매해야겠다는 경영방침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쏘나타 트랜스폼으로 중형차 판매량의 볼륨을 키우고, 제네시스로는 고급 대형차로 이미지 제고에 힘쓰는 양동작전을 펼칠 계획이다.
서브프라임 등으로 미국 산업 수요가 떨어지고, 고유가로 인해 금년 1, 2월에는 소형차 판매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현대차로서는 미국의 중형차 시장이 수요가 많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
쏘나타 트랜스폼의 경우 지난해 11월 국내에 출시된 이후 지난달 말 3만5000대 이상이 팔리는 등 소비자 반응이 좋았다. 국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으니 미국 시장에서도 충분히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 쏘나타는 1989년 미국 진출 이후 지난해까지 102만대가 팔린 것으로 알려져 수익성이 좋은 중형차 쏘나타 트랜스폼으로 판매량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 대형차인 제네시스를 진출시켜 이미지를 제고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인 9700여만명이 시청하는 프로미식축구리그(NFL) 챔피언 결정전 '슈퍼볼'에 제네시스 광고를 내보내 높은 광고효과를 봤다.
현대차 관계자는 "현대차가 아직 미국 시장에서 대형차를 내놓은 적이 없다"면서 "슈퍼볼 광고는 너무 비싸서 안 했는데 얼마 전에 처음으로 제네시스를 광고해 큰 효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현대 소형차는 미국 내에서 따라올 자가 없다"며 "가격 대비 이렇게 품질이 좋은 차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에 따라 소형차에 대해서는 특별히 새로운 전략을 세우지 않고 기존 전략 체제 하에서 시장공략을 계속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