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의 이명박 '전광우'…직원들 바짝 '긴장'

취임사, "금융선진화, 글로벌 코리아" 강조
민영화와 금산분리 완화…"실질적 성과 있어야"
"금융위, 업무 지장 있으면 다시 여의도로 올 수도"

전광우 새 금융위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금융선진화와 글로벌 코리아를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취임식 전 오전 7시부터 업무를 시작하는 등 실용주의와 '아침형 인간'의 전형을 보여주면서 '금융위의 이명박'을 예고해 직원들을 바짝 긴장시키고 있다. 

전 금융위원장은 6일 취임식에서 "새 정부의 금융선진화 등 경제를 살리기 위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합쳐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다"며 글로벌 코리아가 핵심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우리 금융위원회에 대한 대통령의 기대가 커 금년 한해 빠른 시일 내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성과를 내도록 하겠다"며 "저로서는 책임도 커지지만 그만큼 우리 노력에 대한 보람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산업은행 등의 국책은행 민영화와 금산분리 완화 등에 대해서는 실용주의와 함께 가시적인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느냐를 강조했다.

금산분리 완화에 대해 그는 "바람직한 것은 그 나라에 가장 적합한 것"이라며 "민영화를 위해 투자확대가 필요하지만 외환위기 때처럼 무리하게 하면 부작용이 일어나고 이에 대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고 말해 금산분리 완화를 하더라도 안전지대를 만들어 놓고 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와 함께 국책은행 민영화에 대해서는 "우리 금융을 발전시킬 수 있는 민영화 내지 M&A가 이뤄져야 한다"며 "실질적인 금융시스템을 발전시키는데 큰 의미가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가 서초동 옛 기획예산처 건물로 이전해 여의도에 있는 금감원과 거리가 멀어져 금융회사들의 불만이 나오는 것과 관련 "장단점이 있지만 일단 결정된 것이다"면서 "헌법에 명시된 게 없으니까 만약 업무의 부담이 많고 불만이 많으면 다시 여의도로 옮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그는 "제가 폭탄주를 끊었지만 여러분과 함께라면 폭탄주도 각오돼 있다"며 강한 의욕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그는 오전 7시 서울 여의도 딜로이트코리아 사무실로 출근해 2시간여동안 금융위원회 간부 10여명으로부터 업무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5시에 열린 취임식 이전부터 금융위원장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한 것.

아침 일찍 이뤄진 업무보고는 김용덕 현 금융위원장이 업무를 마무리하고 이임식을 하는 행사가 오후 3시에 있었기 때문이지만, '아침형 인간'이라는 그의 생활방식이 반영됐다는 얘기가 많다.

그는 20년 전 1986년~1998년까지 세계은행(IBRD) 이코노미스트로 재직할 때부터 보통 오전 7시면 책상에 앉아있을 정도로 일찍 출근하는 습관이 몸에 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명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종전 오전 9시30분에 시작하던 것을 오전 8시로 앞당기는 등 일하는 정부를 내세우고 있는 것과 닮은 꼴이어서 전 위원장은 이미 '금융위 이명박'이라는 소리를 듣고있다.

그는 "저는 오전 6시에 아침밥을 먹고 7시부터 한 두시간 공부도 좀 하면 좋다"며 "우리 가족들(금융위 직원)은 새벽부터 나오라는 게 아니라 공부하는 금융정책을 내자 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전 위원장은 평소 기업친화, 금산분리 완화 등의 규제완화, 감세 정책 등을 주장하는 등 이 대통령과 생각이 일치한다.

전광우 위원장은 8일(토)에 임명장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