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회계법인 설문조사
국내 상장 기업의 90% 이상이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대한 준비를 거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국제회계기준을 2011년 이전에 조기 도입하겠다는 상장 기업은 약 40%로 나타났다.
3일 삼일회계법인에 따르면 작년 11월부터 금년 1월까지 126개 상장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약 91%가 국제회계기준에 대해 '거의 준비되지 않았거나 전혀 준비되지 않았다'고 답한 반면 약 9%만이 '어느 정도 준비됐다'고 대답했다.
■ 기업 37%…2010년 이전에 국제회계기준 도입
그러나 국제회계기준을 2009년(8%)이나 2010(29%)년에 조기 도입하겠다는 기업은 약 37%로 나타나 국제회계기준 준비 정도와 도입시기에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이들 기업들은 시행착오 발생시 바로 잡을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 그룹 연결회계정책의 일관성 확보 및 선진화, 두 개 이상의 기업회계기준에 따른 재무제표 작성 부담 감소 등을 조기 도입이유로 꼽았다.
또한 국제회계기준 전환을 위한 준비를 이미 시작한 기업은 4%에 불과했으나, 올해 중으로 시작할 기업은 37%로 나타났다. 응답기업 중 조기 도입을 목표로 하는 기업의 52%는 2008년까지 준비에 착수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국제회계기준 도입을 위해 필요한 준비기간에 대해서는 57%의 응답자가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며, 28%는 1~2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삼일회계법인은 "유럽 CFO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답변기업들의 43%가 국제회계기준 전환 작업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랜 시간이 소요됐으며, 금융기관의 경우 심지어 64%가 이에 해당한다고 해 회계기준 전환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삼일은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인한 시장의 혼선을 예방하기 위해 금융감독기구에서는 상장기업들로 하여금 도입시기, 기준차이, 재무적 영향 등을 사전에 공시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라며 "이에 따라 기업들의 준비시기는 더욱 앞당겨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기업 50%…"국제회계기준 긍정적 영향 미칠 것"
이밖에 국제회계기준 도입이 회사의 재무구조에 미칠 영향에 대한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긍정적인 답변(20%)보다 부정적인 답변(25%)이 더 높았다.
반면 회사 전반에 대한 장기적인 영향을 묻는 질문에는 50%의 기업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응답했으며, 우리나라 회계산업 및 자본 시장 전체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67%가 긍정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회사에 대한 주주나 투자자의 평가도 50%가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기업에 대한 평가가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52%가 국제회계기준 도입으로 연결재무제표가 주재무제표화 됨에 따라 그룹 전체적으로 동일한 회계법인을 선임하겠다고 전했다.
■ 외감법·증권거래법 개정 시급
한편 국제회계기준 도입시 장애에 대해서는 국제회계기준의 요구사항에 대한 이해 부족, 재무정보 시스템의 미비, 적절한 인력 부족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제회계기준 도입과 관련 제도적, 법률적 보완사항으로는 '연결 범위 결정 및 재무제표 공시 규정을 국제회계기준과 일치시키기 위한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과 증권거래법 개정'이 가장 시급하다고 답했다.
아울러 국제회계기준과 현재의 기업회계기준(K-GAPP)에 대한 차이를 묻는 질문에는 약 85%의 기업이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이들은 ▲연결재무제표의 주재무제표화 ▲재무제표 표시 ▲종업원 급여 등에 많은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일회계법인은 "유럽의 경우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전에도 연결재무제표가 주재무제표였던 국가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었지만, 실제 도입 업무 수행시 지분율에 관계없이 실질 지배력에 따라 연결범위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많은 혼선과 해석차이가 있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