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산 저순도금 정련후 스위스산 표시‥59억 관세 철퇴
관세청은 13일 원산지규정을 위반해 스위스산 금괴를 수입한 국내 금괴업체 7곳을 적발해 원산지 위반 금괴 9톤(수입신고금액 1793억원)에 대한 관세 및 부가가치세 59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수입한 스위스산 금괴는 남아공 등 제3국의 저순도 금괴를 스위스에서 정련한 것으로 한·EFTA(노르웨이, 스위스, 리히텐슈타인, 아이슬란드)간 자유무역협정에서는 스위스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금괴다.
한·EFTA 자유무역협정에 따르면 남아공 등 제 3국의 금괴라 하더라도 품목분류번호가 다른 금광석 재료를 스위스에서 금괴로 생산, 수출한 경우에는 품목분류 자체가 달라지기 때문에 스위스산으로 원산지를 표기할 수 있으나, 품목분류번호가 동일한 저순도 재료로 동일한 금괴를 생산할 경우에는 스위스산이 될 수 없다.
관세청은 지난 2006년 9월, 한·EFTA간 FTA체결 이후 스위스산 금괴수입이 급증한 것에 주목, 서울·대구본부세관을 중심으로 스위스 금괴의 생산현황 및 국제거래를 분석하면서 스위스세관의 협조를 통해 이같은 원산지위반사실을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관세청 관계자는 "품목분류번호가 동일한 비원산지 저순도 금괴를 스위스로 수입해 순도만 높인 후 수출한 경우에는 스위스산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며 "FTA체결국간의 금괴 거래시에는 3%의 관세에 대한 부담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원산지표시 위반 사례가 적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특히 "스위스의 수출업자가 원산지 증명서를 잘못 발행하는 경우에도 우리 수입업자가 원산지를 입증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관세 추징 등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수입물품의 원산지 요건과 특혜관세 신청절차 등을 충분히 숙지하고 '원산지 사전 심사제도'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관세청은 이들 7개 업체와 함께 다른 스위스산 금괴업체들도 유사한 사례가 있을 것으로 보고 금괴 수입업체와 생산자에 대한 원산지규정 위반여부를 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스위스산 금괴 수입은 지난 2005년181억원에서 2007년 3870억원으로 21배 이상 급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