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춘달, "세무사회장은 '대의원 선거' 바람직"

[인터뷰] 내달 5일 임기마감하는 송춘달 서울세무사회장

"타고난 '인복'…4년 임기 무난히 마칠 수 있어"
"회장직 떠나도 '세무사회 발전과 회원을 위해' 봉사"

"'시간이 유수와 같다'는 말을 실감합니다. 숨가쁘게 달려온 4년이라는 시간 동안 세무사업계와 서울지방회를 위해 노력해 온 기억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갑니다. 먼저 떠날 때는 해 준 것보다 못 해준 것이 가슴에 남는다는 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내달 5일 4년간의 서울지방세무사회장직을 마감하는 송춘달 회장을 23일 서울 서초동 세무사회관 1층 집무실에서

만났다.

송 회장은 "두 번에 걸쳐 서울지방회장을 역임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잘난 것이 아니라 주위 분들의 힘이 컸기 때문"이라며 서울지방회 임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 4년동안 서울지방회를 이끌어 오셨는데 소회가 남다를 것으로 생각합니다.

☞ 서울지방회장으로서 줄곧 느껴온 것이지만 저는 참으로 인복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부족한 위치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훌륭한 인격을 갖춘 부회장과 임원, 지역회장님 이하 모든 회원들께서 적극적으로 협력해 주신 덕분에 임기를 무난히 마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달 서울세무사회를 이끌어 갈 새로운 집행부가 출범합니다. 새 집행부가 유념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 서울지방회장에게 주어진 권한은 적어도 전국회원의 46%를 점유하는 지방회를 대표하는 자리입니다. 따라서 서울회장은 기본적으로 세무사제도를 잘 알아야 할 뿐만 아니라 세무사제도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확고한 의지와 소신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본회와 관계기관 등에 조언을 할 수 있고 회원을 위한 다각적인 방법 등도 모색할 수 있다고 봅니다.

또한 서울회장은 세무사법을 비롯해 모든 세법과 법률, 규정 등의 제정과 개정에 있어 세무사의 권익과 직무에 관련이 있는지를 꼼꼼히 따질 수 있어야 합니다. 즉 모든 사안에 대해 문제의식과 관심을 갖는 자세가 절실하다 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개인의 일 이전에 세무사회를 먼저 생각할 수 있어야 하고, 때와 장소를 막론하고 회원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소신도 필요합니다.

■ 4년동안 회원권익보호와 서비스강화 등 서울회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가장 보람된 일이 있으시다면.

☞ 사람은 어떤 위치에 있을 때 물 흐르듯 그저 평범하게 지내면 결코 책임질 일도 없고 욕먹을 일도 없습니다. 하지만 전국회원의 46%를 차지하고 있는 서울지방회장은 그렇게 안이한 생각으로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저는 본회의 감사와 부회장, 중부지방회장을 지냈기 때문에 한국세무사회가 회원을 위해 해야 할 일과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세무사제도 개선과 50년 가까이 변하지 않는 세무사회 내부를 개혁하는 데 적극적으로 앞장서 왔습니다. 그 중에서 수 년 전 방향감각을 모르고 헤매는 집행부에 대해 책임을 물은 일은 이제와 생각해도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지방회 독립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방회 독립의 당위성은 무엇인지요?

☞ 세무사법개정(안)이 국회에 상정된 것은 총 3번, 그러나 모두 법사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려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세무사법개정은 본회 회장 한 사람의 힘으로 감당하는 것은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세무사법개정과 같은 어려운 제도개선을 위해서는 일본이나 독일처럼 지방회장에게 권한과 책임을 주어 여럿이 함께 당면한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지방회 독립의 가장 큰 핵심은 한국세무사회를 대표하는 대외업무와 제도개선은 본회(연합회)에서 전담하고, 회원에 관련되는 교육 등 내부업무는 지방회에서 맡아 권한과 책임을 분명히 함으로써 회원에게 책임지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조직을 개편하자는 것입니다.

■ 현재 본회와 지방회의 끈끈한 결속이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요?

☞ 네. 분명 결속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제도개선을 위해서는 본회와 지방회에 대한 조직개편은 반드시 이뤄져야만 합니다.

특정인이 권한을 독점하고 있으면 독선이 따르게 되고, 힘이 적은 자는 이에 반발함으로써 약자는 약자끼리 결합하여 항상 대립이 되는 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지방회가 독립된 법인으로서 지방회장은 회원이 직선으로 선출하고, 연합회 회장은 대의원에 의해 간접선거로 선출합니다. 또 지방회의 회장은 연합회의 당연직 부회장이 되고, 지방회의 부회장과 임원이 연합회의 임원으로 참여합니다.

따라서 연합회는 회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임원이 지방회 임원을 겸직함으로써 연합회와 지방회간의 갈등이 없으며, 제도개선을 위해서는 언제든지 협력·단합하여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습니다.

■ 3400여 회원들과 차기 회장단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 서울지방회는 회장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이 만들어 가는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무엇보다 회무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국민은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하고 가정에는 가장을 잘 만나야 하듯이 단체도 회장의 역할에 따라 발전할 수도 있고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회원들은 회직자를 선택할 때 학연이나 지연에 연연하지 말고 회원과 세무사제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있는 인물'을 뽑아야 합니다.

그것이 회원과 업계를 위하는 정도(正道)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회장단은 회원들이 믿고 뽑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향후 계획이 있으시다면.

☞ 1977년 세무사업계에 뛰어든 이후 올해로 만 30년을 일해 왔습니다. 이 기간 동안 선거직 7번 당선에 제도개선운영원장과 연수원부원장, 조세연구소 운영위원, 윤리위원 등 임명직만 20년 이상을 맡아 일해 왔습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그 동안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세무업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책을 집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세무사회의 발전과 회원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고심하고 힘이 된다면 성심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