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훈 교수, 현행 부동산 세제 문제점 지적
"종부세 납부기한 앞당기고, 물납·분납 확대해야"
"취·등록세 중복과세, 조세평등주의 위배"
매년 7월과 9월에 나눠 내는 재산세와 12월에 납부하는 종합부동산세까지 연간 세 번의 보유세를 내는 것이 납세자에게 부담으로 작용, 세부담을 덜어준다는 당초 입법취지에 비해 오히려 폐단이 더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한 부동산이나 자동차를 살 때 납부하는 취득세와 등록세가 과세대상이 겹치는 '중복과세'에 해당되며, 이는 조세평등주의에도 위배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 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국세무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부동산 취득 및 보유세제 개편방안'이라는 제하의 논문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종부세의 세무행정이 정착된 현 상황에서 납부부담을 덜어주는 혜택보다는 심리적으로 보유세를 세 번이나 낸다는 부담감을 주는 폐단이 더 클 수 있다"며 "종부세는 과세기준일(6월1일)에서 지나치게 먼 기간에 납부하므로 세부담 자체에 대해서도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박 교수는 "연말인 12월의 경우 통상의 가계지출이 많은 점을 생각하면 납부기한을 앞당기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종전 안내문 발송과 신고기간을 고려하면 1달을 앞당겨 11월15일까지 납부기한을 변경하는데 세무행정상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종부세 물납 기준금액(1000만원)을 삭제하고, 분납 기준금액을 재산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인하해 납세자의 납부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와 함께 거래세인 취득세와 등록세가 중복과세에 해당하며, 조세평등주의 등을 위배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교수는 "취득세는 재산의 취득사실에 과세하고, 등록세는 등기행위에 대해 과세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부동산 등의 소유권이 이전되는 경우에 취·등록세를 과세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복과세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에 따르면 부동산과 차량에 부과되는 취득세가 전체 세수의 97.2%, 등록세는 96.3%를 차지했으며, 과세대상이 겹치는 경우 중복과세의 문제점이 발생한다는 것.
이러한 중복과세로 인해 조세평등주의를 위반할 가능성과 지방재정의 불안정, 거래비용 상승 등의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동일한 담세력을 갖고 있는데, 취득세와 등록세라는 과중한 세부담을 받는 경우와 받지 않는 경우라는 차별이 생길 수 있고, 부동산을 빈번하게 거래한다고 해서 그 행위가 사회에 큰 해악이 되는 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합리적인 차별로 보기 어려워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된다고 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보유 부동산을 처분하는 것보다 취득하는 경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거래비용은 현금조달의 측면에서도 거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등록세를 폐지하는 방안이 타당하다고 박 교수는 주장했다. 등록세는 수수료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세금으로 운영할 것이 아니라 그 실질에 맞게 세금이 아닌 수수료로 운영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
취·등록세의 부가세(Sur-tax)인 농어촌특별세와 지방교육세에 대해서도 본세에 포함시켜 폐지하면 부동산 취득세제는 더욱 간명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