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조사 축소-"영세민 괴롭히지 말라는 것…고소득자 봐주라는 것 아니다"
 |
지난달 새 정부가 추가경정예산편성을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감세와 작은 정부를 지향했던 당초 공약에 부합하지 못한다는 한나라당의 비판과 함께 이른바 '감세'와 '추경'이라는 당정 대립각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추경편성 반대입장의 핵심에 서 있는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조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추경'보다는 '감세'가 경제에 더 도움이 된다는 철학을 다시 한번 펼쳤다. |
이한구 의장은 "지금 정부의 지출규모도 큰데 왜 더 늘리려고 하느냐. 대통령도 공약에서 예산 20조를 줄이겠다고 했다"며 "정부지출을 늘리고 정부규모를 늘리는 것은 비효율적이지만 감세는 민간의 힘을 더 확충시켜주는 것이기 때문에 같은비용이라도 더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이한구 의장은 "경기진작효과로 보면 재정지출을 늘리는 게 이론상으로는 빠르다. 그러나 장기적인 효과는 감세와 마찬가지이거나 감세가 더 낫다. 이것은 철학의 차이다. 재정부와의 입장은 확실히 다르다"며 추경에 앞장서고 있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시각차이를 분명히 했다.
또한 "(새 정부와 여당이) 국민들에게 감세와 규제완화를 약속하고 그 힘으로 집권했는데 집권하니까 딴소리한다는 얘기가 나오면 안 된다"며 "감세를 기본으로 공약한 것은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 정부에는 세수가 줄어들면 세출을 줄이라고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필품 부가세 면제는 정부가 반대해도 밀고 나가겠다"
최근 부가세 면세범위를 축소하겠다는 재정부의 발표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한 톤으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의장은 "지난 총선때 생필품 52개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공약을 내 세웠는데 정부가 반대하고 있다"며 "그러나 정부가 반대해도 (한나라당은) 밀고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제시한 물품이 라면이나 두 살 이하 어린이 용품 등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것들이다. 52개 품목에 대해 다 면제하라는 것도 아니다"며 "대통령령으로 (품목을) 정하도록 할 테니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뭔가 조치를 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는 부가가치세 전반에 대한 세율인하는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그는 "부가가치세도 전반적으로 낮추면 좋겠지만(세율인하), (그렇게 되면)세수차질이 엄청나기 때문에 기왕에 세수감소가 예상된다면 서민 등 감세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효과가 집중될 수 있도록 하는 쪽으로 부가세율 인하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자꾸 세금인하 하겠다고만 하고 실천은 안 하느냐고 지적 받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에서는 이번 임시국회 때 처리하기 위해 내 놨다. 설마 야당에서 반대하겠느냐"며 "이번에도 안 된다면 18대 국회에서 처리해야한다"고 말했다.
"법인세 인하이유? 국내기업 지키고 외국기업 유치해 일자리 창출"
법인세 인하 문제와 관련 그는 "법인세를 인하해야하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고 답했다.
그는 "국내기업이 바깥으로 안나가게 하고, 외국기업을 들어오게 해야 일자리가 많이 생기는데 국내기업과 외국기업의 이동을 결정하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지만 법인세도 그 중 하나"라며 "특히 경쟁국가와 비교해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기업유치와 관련해서는 될 수 있으면 빨리 결정해 줘야 일자리를 빨리 만들 것"이라며 "구체적인 방법은 확정하지 못했지만 한꺼번에 (법인세를) 낮추는 것은 부담될 수 있으니까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무조사 축소가 대기업 조사축소는 아니다‥국세청장 임기제 당연히 해야"
이 의장은 국세청의 세무조사 축소방침에 대해서는 '찬성'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세청에서 세무조사를 축소하는데 대해서는 지지하는 편이다. 축소하겠다는 것이 주로 중소기업과 관련된 것이지 대기업 세무조사를 줄이겠다는 게 아니다"며 "그리고 될 수 있으면 증빙자료를 갖고 세무서를 안가도 납세가 되도록 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인력을 쓸데없이 영세민들에게 가서 괴롭히지 말라는 것이지 고소득자들 탈루하는 것을 봐주라는 게 아니다. 그것은 당연히 조사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세청장의 임기제문제에 대해서도 "공약을 했다면 당연히 지켜야 한다"며 "18대 국회에서 다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세청의 정치적인 중립이 안되고 있는 게 뭐 있나. 예전에야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지금 비즈니스 프랜들리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세제는 건축·금융과 묶어서 하반기에 종합검토"
새 정부 들어 시장에서 가장 많은 세금인하 기대심리를 보였던 것 중 하나는 부동산 세제이다. 취·등록세 인하, 양도세 인하 등의 정책이 쏟아져 나왔지만 정작 손에 잡히는 것은 없는 상황.
이와 관련 이한구 의장은 "기본적으로 부동산 투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세제를 동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효과도 없고 오히려 시장을 왜곡한다"며 참여정부에서 마련된 투기방지목적의 부동산세제를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도입된 세제를 함부로 건드리면 시장이 또 불안정해지기 때문에 실수요자에 대해서는 부동산 세금을 완화하는 쪽으로 하되, 일단은 시장이 안정화 되도록 기다려봐야 한다. 시장을 봐가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부동산은 세금뿐만 아니라 건축, 금융제도와 묶어서 봐야한다"며 "지방의 경우는 수도권과 차별화해서 (인하시기를) 빨리 가져가야 하지 않겠나. 부동산 세금문제는 금년 하반기에 (이런 것을) 종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본격적인 세제개편 해야 한다"
이 의장은 새 정부와 여당이 가져가야 할 중장기적인 감세정책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본격적인 세제개편'이라고 밝혔다.
이 의장은 "제일 크게 생각하는 것은 본격적인 세제개편이다. 비과세감면을 정비해야 하고, 부동산 관련세금은 상반기 중에 시장을 봐가면서 정기국회 때에는 종합적인 대책을 내 놓을 것이다. 또 지방세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지방세는 금년 중으로 해결해야 한다. 지방세는 지방재정문제, 부동산문제와도 연결돼 있기 때문에 두 가지를 종합적으로 봐야한다"며 "(당에서는) 지방재정자치권을 꼭 넘겨줘야 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그게 전제가 돼야만 취·등록세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