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부자'(강남 땅부자)와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은 물론 '탈세'와 '투기' 집단이라는 비난을 받게 했던 새 정부의 인사시스템에 대한 문제점이 또다시 불거졌다.
청와대 비서관들을 임명하면서 국민의 기본의무인 세금납부와 관련한 증빙서류는 제출하라는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일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재산공개자 중 상당수는 거액의 부동산이나 예금을 상속·증여하면서도 세금한푼 내지 않고 있다가 이날 재산공개 직전·직후에야 세금을 납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산공개 이전에 세금 등 문제가 있다고 지적될만한 것을 모두 해결(매각, 납부 등)하라고 지시가 내려졌다"며 "다만 무연고 토지에 대해서는 상당수가 매각하고 싶어도 매수자가 없어 대부분 그대로 신고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한 "비서관들을 처음 임용할 때 증여세 미납이나 임대사업 미등록 등에 대한 검증이 안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결과적으로 그렇다. 저도 세금관련 증빙서류를 내라는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비서관들이 미납한 세금 등을 재산공개 직전에야 납부했으며, 실제로 47억5000여만원을 신고한 강훈 법무비서관은 장남 명의로 2억3000여만원, 장녀 명의로 1억8000여만원의 예금을 예치하면서 최근에야 증여세를 납부했다는 소명자료를 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아울러 청와대는 이번 35명의 비서관급 재산공개에 앞서 재산취득과정이나 세금납부내역에 대해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10여명의 비서관에 대한 설명자료를 별도로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액자산과 함께 탈세와 투기 등 연이어 터지는 각종 의혹에 대해 미리 '만반의' 대비를 해온 셈.
한편, 송종호 중소기업비서관의 경우 경기도 의왕시 내손동에 소재한 2208㎡의 대지 중 A4 용지 한 장 정도 크기인 0.41㎡(97만9000원)만을 본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최근 투기유행으로 지목된 '지분쪼개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