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정부의 실현을 위한 공공부문의 개혁에 민영화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3일 `일본 공기업 민영화의 성공요인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영국 철도산업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전력산업처럼 실패한 사례도 다수 있는 만큼 공공부문의 개혁에 민영화만이 능사는 아니라면서 민영화 외에도 관에서 민으로 개혁하는 방안에는 다양한 수단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시장화 테스트 등 민관협동에 의해 공공서비스의 민간개방이 크게 확대됐고 일본에서도 2004년부터 종래의 부분적 민간위탁을 넘어선 포괄적 공공서비스의 민영화와 민간양도가 가속화됐다는 설명이다.
연구소는 특히 의료나 교육, 보육 등 공공서비스의 경우 민의 참여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며 일본에서는 공공기관과 민간업자를 경쟁입찰시켜 공공서비스의 질적향상으로 이어진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그러나 정부출연기관이나 투자기관 등 준공공부문의 비대화는 작은 정부 실현에 걸림돌이 되는 만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거대 공기업의 민영화절차가 마무리되는 것에 맞춰 민영화 대상범위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산하기관 중 준공공부문까지 점차 확대해나갈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특정사업을 독점적으로 운영함으로써 민간기업의 역할을 대체하고 진입을 제한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정비하되 무조건적인 민영화는 지양하고 중복업무를 해온 것으로 판단되는 공공기관들의 선별 통폐합을 유도한 후 진행여부를 검토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연구소는 지적했다.
현 정부는 현재 305개에 달하는 공공기관을 민영화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이 중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공기업과 대한주택보증, 한국토지신탁, 그랜드코리아레저(외국인 전용카지노), 88골프장 등 15∼20개를 현 정부 임기내 민영화할 방침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다만 불투명한 세계경제의 흐름속에서 민영화가 계획대로 추진되기에는 여러 난관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민영화 추진의지와 국민적 공감대가 관건이라고 연구소는 말했다.
연구소는 일반적으로 당위성에 의존한 성과주의식 민영화를 하기 보다는 경쟁력강화, 효율개선, 경영합리화, 서비스개선, 관료개입축소 등 민영화를 통한 목표달성에 우선순위를 정하는 한편 정부의 역할과 민간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일정과 목표수준이 정리된 시간표를 공개함으로써 투명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