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경 수사기획관 "6월말까지 전국 수사결과 발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임직원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우병우 부장검사)는 16일 공사 보유 주식을 헐값에 넘기는 대가로 리베이트성 돈을 주고 받은 혐의(배임증재 및 수재)로 모 레저업체 대표 도모 씨와 캠코 김모 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대대적으로 착수한 공기업 수사와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에 따르면 실내 스키장을 운영하는 도씨는 2005년 캠코가 채권 확보 수단으로 갖고 있던 한 회사의 주식을 20억∼30억원의 헐값에 사들이고 공사 실무부장 김씨에게 4천만원, 직원 박모씨 등에게 1천만원을 건네는 등 캠코 관계자들에게 모두 1억원이 넘는 리베이트를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문제가 된 모 비상장 중소기업 D사 주식은 원래 한 시중은행이 갖고 있던 부실 채권에 딸린 담보물이었는데 캠코가 이 채권을 인수하면서 처분권을 갖게 됐다.
도씨는 헐값에 사들인 주식을 1년반 뒤에 270억원에 제3자에게 되팔아 막대한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채권회수 실적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는 성과급 직원까지 포함해 캠코 차원에서 리베이트 수수 관행이 있었는지와 리베이트 상남구조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채권 헐값 매각에 임원 등 의사 결정권자들의 책임이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이들에게 배임 혐의 적용이 가능한지 등을 따져보고 있다.
증권선물거래소의 골프비 과다 접대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봉욱 부장검사)는 최근 거래소가 K여행사에 출장 상품을 몰아준 정황을 잡고 여행사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거래소 임원의 친척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여행사가 같은 출장지에 대해서도 경비 계산을 다르게 하는 등 경비를 부풀린 정황을 잡고 거래소 관계자들과의 공모 관계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검찰은 또 거래소가 작년 천억원대의 자산운용 기금을 펀드 상품에 투자한 점에 주목하고 특정 펀드를 선택해 투자해 주는 대가로 리베이트가 오가지 않았는지, 또 이 같은 형태의 자산운용이 적법한지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함께 산업은행의 그랜드백화점에 대한 특혜 대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김광준 부장검사)는 대출에 관여한 실무자인 최모 전 팀장을 소환 조사해 2003년 산업은행에서 퇴직한 그가 그랜드백화점의 주식 7%에 달하는 39만주, 28억원 어치를 사들인 자금의 출처를 캐물었다.
최 전 팀장은 "지인에게 빌린 돈으로 투자했다"고 진술했으나 검찰은 최 전 팀장이 그랜드백화점의 감사로 있는 점을 밝혀내고 그가 특혜 대출의 대가로 주식 매입 대금과 경영 참여를 보장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재경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날 "국고보조금에 대한 수사는 이미 작년 11월부터 준비했고 이와 맞물려 공기업 수사도 착수하게 된 것"이라며 대대적인 공기업 사정작업에 대한 배경 의혹설을 일축하고 "6월 말에는 전국 수사결과를 종합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 중수부는 이날 한국석유공사 임직원들을 불러 전날 압수해 온 회계장부와 컴퓨터 자료 등에 설명을 들었으며, 주말까지 압수물 분석을 계속한 뒤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비리 혐의자를 불러 수사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