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 ABS발행 개정안 준비중
대부업협회 법정기구화 관련 개정안 국회 계류중
대부업 규제완화는 감독강화로 이어져야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21일 비은행권 CEO와 간담회를 열고 대부업협회와 웰컴크레디라인(대표 손종주), 에이앤피파이낸셜(전 러시앤캐시, 대표 최윤) 등 대형 대부업체 두 곳의 CEO를 참석시켰다.
이 자리에 참석한 양석승 사단법인 한국대부소비자금융협회장은 "간담회에 참석을 하게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대부업협회와 대부업체가 직접 금감원장을 만난 것은 최초의 일이다.
양 회장은 "대부업체가 서민 금융기관으로서 순기능도 있지만, 고금리와 자금 회수 과정에서의 불법행위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있다"며 "대부업계가 고금리로 이용되는 것은 자금 조달과정의 코스트가 높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대부업체에 대한 대출을 억제하고 있어 고금리로 갈 수 밖에 없다"며 "이것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대부업협회 법정 기구화 검토
한편 지난 달 4일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소비자금융회사 대표 상견례에서 "대부업계가 서민에게 안정적으로 자금을 제공할 수 있도록 ABS 발행 등을 허용하고, 대부업협회의 법정 기구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금융위는 대부업체에 ABS 발행하는 것과 관련해 ABS법(자산유동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ABS법은 기존까지 자산보유자를 엄격하게 적용하던 것을 전체적으로 완화시키면서 여기에 대부업체의 ABS 발행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개정될 예정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감독차원에서 그동안 대부업이 고금리를 받았으나, 대형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법정 금리를 지키면서 서민들에게 필요한 자금을 대줄 수 있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사단법인으로 돼 있는 대부업협회를 법정기구화하는 내용의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계류 중에 있는 상태다.
섣부른 규제완화 위험요소 많아
대부업체가 법정 금리를 지키면서 제도권 서민금융기관으로 양성화되는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무분별하게 난립하고 있는 중소 무등록 대부업체에 대한 감독 및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대부업체의 규제완화는 위험해 보인다.
금감원은 작년말 대부업법 개정으로 대부업체에 대한 직권검사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 5월부터는 시범적으로 부산, 대전, 경기 등 7개 시도에 총 10명의 전문검사역을 파견해 관리감독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1월 현재 등록 대부업체 수는 1만7906개이며, 16개시도 담당자의 인력은 158명(시·군·구 인원 제외시 23명)으로 금감원이 직권검사를 한다고 해도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장검사를 하기 위해 서면으로 1만8000여개 업체에 통지를 했는데 40%가 반송돼 왔다"며 "등록을 해놓고 소재지에 없는 곳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더구나 대부업체를 검사하러 나가게 되면 대부업체 내의 덩치가 큰 직원들이 겁을 주거나 위협을 하는 경우가 있어 이것도 대부업체 검사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대부업체 등록을 3년마다 하게 돼 있어 오는 8월 1일까지 재등록을 해야 하는데 이미 등록했다가 등록을 하지 않는 업체를 대상으로 관리감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대부업체의 ABS 발행과 대부업협회의 법정기구화 등 규제완화가 시행된다면, 대부업에 대한 감독 및 검사는 훨씬 더 강화돼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대부업 검사가 과연 얼마나 제대로 이뤄질 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