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정책위 의장으로 변신...힘실린 임태희, MB노믹스 구원투수 되나
재무부에서 강만수 금정국장때 사무관으로 '호흡'
재정부, 기존 당정 불협화 해소 기대...추경엔 반대입장
18대 국회를 바라보는 정부 당국자들의 얼굴에 '희색'이 만연하다. 새 정부 취임 이후 통과해야 할 법안이 산더미처럼 쌓였는데 든든한 '우군'이 생겼기 때문이다. 우군이란 집권 여당의 정책을 책임지는 임태희 한나라당 신임 정책위의장을 말한다.
◇ 정부 고위공직자, 임태희 의장은 '동료'
임 정책위의장은 행정고시 24회 출신으로 재무부(현재 기획재정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임종룡 경제정책국장, 육동한 정책조정국장, 김화동 재정정책국장, 장영철 공공정책국장 등 재정부의 핵심 국장들이 행시 동기들이다.
전임자인 이한구 의원도 재무부 출신이지만 친밀도로 따지면 이 정책위의장과 비교할 수 없다는 것이 재정부 공무원들의 목소리. 이 정책위의장과 강 장관은 서울대 동기로 비슷한 시기에 재무부에서 공직을 시작했지만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종종 마찰을 빚었었다.
재정부 모 국장은 "현재 차관 이하 공무원 중에 이한구 의원과 일해본 사람은 한명도 없다"며 "반면 임태희 의원은 옛 재무부 시절 10년이상 함께 일한 동료"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임 정책위의장은 강 장관과 사이가 두텁다. 임 의원은 강 장관이 재무부 국제금융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사무관으로 일했다. 강 장관은 저서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에서도 그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노고를 치사했다. 임 정책위의장이 작년 대선에서 이명박 캠프로 합류한 이후 둘 사이의 관계가 더 가까워졌다.
◇ 당정 정책 라인에 대통령 최측근 포진
강 장관과 임 의원에 대한 대통령의 신임도 각별하다. 강 장관의 경우 82년 소망교회를 다니기 시작하면서 26년간 이 대통령을 알았다. MB(이명박) 정부 개국공신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부처 장관들 중 가장 소신 있는 정책을 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 의원의 경우 대통령을 알아온 기간은 강 장관에 못 미치지만 실제 거리상으로는 더 가깝다는 평. 대선 후보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 비서실장으로 최측근에서 대통령을 보좌했다. 조각 당시엔 청와대 2인자인 대통령실장 후보로도 거론됐을 정도다.
이런 배경 탓에 앞으로 당과 정부가 소신있고 개성있는 경제 정책들을 쏟아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편으로 임 의원이 강 장관의 카운터파트너 역을 맡기엔 나이차가 많다는 지적도 있다.재정부의 경우 과거 재무부 시절부터 서열과 전통을 강조해 왔던 것도 사실. 공직에서 국장과 사무관 직위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있다.
하지만 재정부 공무원들은 임 의원의 합리적이고 겸손한 성품을 볼 때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재정부 관계자는 "임 의원의 경우 국정감사 때 재정부를 방문하면 직접 과를 하나 하나를 돌며 인사를 나눴다"며 그의 인품을 강조했다.
◇ 추경 편성, 당정 정책협력 '시금석'
일단 정부의 관심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겠다는 강 장관의 요구를 임 의원이 어떤 식으로 처리할 지에 쏠리고 있다.
임 의원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관성대로 하는 추경은 효과도 없고 돈만 쓰는 것으로 언발의 오줌누기 격"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면서도 "서민의 고통을 덜어주는 방법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드러난 말만 따지면 강 장관의 '추경 편성' 요구를 퇴자 놓은 것에 가깝다. 그러나 정부는 전자보다는 후자 쪽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일단 정부가 돈을 푸는 것, 즉 추경을 편성하는 것엔 반쯤 동의를 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서민의 고통을 덜어준다는 '정당성'을 찾는 일이다. 이 말엔 야당도 서민을 돕겠다는 데 무작정 반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정치감각이 배여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