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손처분을 받은 납세자가 주민등록번호를 바꿀 경우 변경전후의 재산을 연계 조회할 수 있는 국세통합시스템의 재산조회 전산프로그램이 없기 때문.
감사원은 국세청을 감사하면서 2007년 2월 현재 1천만원 이상 결손자 중 주민등록번호가 변경된 431명에 대해 주민등록번호 변경 전후의 재산관계를 확인한 결과, 121명이 129억원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23일 "국세청은 체납자는 세무서에서 재산현황 조회로 체납정리를 하지만, 결손자는 국세청 본청이 재산현황을 파악해 일선에 통보한다"며 "주민등록번호 변경전후 재산조회를 세무서는 제대로 했지만, 본청은 시스템조차 없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세청이 결손처분을 하기 전의 체납자 재산을 조회할 때는 주민등록번호 변경자의 변경 전후의 주민등록번호를 연계해 재산조회를 할 수 있도록 국세통합시스템 내에 재산조회 전산프로그램을 보완했지만, 결손자에 대한 연계된 조회프로그램은 없었다는 설명.
감사원에 따르면 2003년 9월 주민번호를 바꾼 3억3600만원 결손자 A씨는 작년 3월 경북 구미에 기준시가 9700만원짜리 건물을 취득했지만, 연계조회 시스템이 없는 국세청 본청은 확인할 수 없어 세무서에 올바른 통보조치를 할 수 없었다.
감사원이 1998년부터 2007년 2월말까지 주민번호를 변경한 1000만원 이상 결손자 431명을 확인한 결과 그 중 121명이 주민번호 변경 전 부동산 146건(공시지가 81억9400만원)을 소유하고, 변경 후에 부동산 53건(공시지가 47억8900만원)을 취득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국세청은 이같은 재산보유나 취득사실이 나타나지 않은 재산조회결과를 세무서에 통보했고, 그 결과 결손자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결손 취소·부활 후 체납처분을 하지 못해 조세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 감사원의 판단이다.
실제로 2007년 4월 현재 서울 송파구에 사는 B씨 등 결손자 11명이 부동산 등 11건(국세 충당 가능금액 3억1200만원)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이를 알지 못해 압류 등 체납처분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국세청장은 주민등록번호가 변경된 결손자에 대한 재산조회를 할 때 변경 전후의 주민등록번호가 자동으로 연계돼 재산조회가 이뤄지도록 전산프로그램을 보완하라"고 시정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