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전직 국세청 고위간부 차명계좌 수사 계속"
국세청 위협하던 'S해운 의혹' 일단 수면 아래로
S해운이 세무조사 무마를 목적으로 전방위 금품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윤갑근 부장검사)는 이 업체로부터 1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29일 불구속 기소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정 전 비서관의 옛 사위이자 S해운 이사였던 이 모(구속기소)씨가 "S해운이 세무조사를 앞두고 청와대와 국세청 등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다"고 폭로하며 시작된 이 사건은 정 전 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하며 사실상 종료됐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비서관은 지난 2004년 3월 자신의 집에서 당시 사위였던 이 씨로부터 여행용 트렁크에 담긴 현금 1억원을 건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회사의 자금 68억8000만원을 횡령하고 회사에 대한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경찰관에게까지 2000만원을 전달하려 한 혐의(특경법상 횡령 및 제3자 뇌물교부) 등으로 S해운 재정담당 전무 김 모씨를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김 씨에게 법인세 등 36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도(특가법상 조세포탈) 적용했다.
검찰은 그러나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현직 국세청 직원들에 대해서는 재산내역을 확인하고 계좌추적을 벌였으나 대부분 금품을 수수했다고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어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
검찰은 사건 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전직 국세청 고위간부 이 모씨의 차명계좌에 대한 수사는 별개사건으로 분류해 계속해서 진행키로 했다. 검찰은 이 씨가 기업 임원과 가족 등의 명의로 개설한 차명계좌를 통해 세무조사 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았는지 여부를 수사할 방침이다.
수사 결과 이 씨가 수 십개로 알려진 차명계좌를 통해 재직시절 세무조사 업체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아 관리했다는 혐의가 인정될 경우 국세청은 또 한 번 명예에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