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발(發) 신용위기가 재현될 기미를 보이면서 국내 은행들이 위험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내부 규정을 개정하고 외화 투자자산 가격의 하락폭이 매입가 대비 5%를 넘을 경우 무조건 손절매하도록 조치했다.
종전에는 리스크심의회나 투자은행(IB) 담당 본부장이 판단해 최대 3개월간 손절매를 유보할 수 있었지만 이번 규정 개정으로 예외 조항이 없어졌다.
우리은행은 앞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등과 관련한 투자 손실의 개선 대책으로 IB 본부장의 전결권을 축소하고 구조화증권 등에 대해서는 금액에 따라 여신위원회의 심사를 거치도록 했다.
농협도 외화자금이 소요되는 모든 국제 투.융자 거래에 대해 매달 외화유동성 관리부서와 합의해 외화자금을 운용토록 하는 등 관련 부서 간 합의 기준을 강화했다.
또 자산 보관 및 결제, 회계처리를 담당하는 백오피스와 투자자금에 대한 위험을 관리하는 미들오피스를 투자금융부에서 분리해 자금부 산하에 배치했으며 인력 보강도 검토하고 있다.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프런트오피스와 상호 견제하는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외환은행은 미들오피스 및 백오피스에 근무하는 근무하는 직원들도 취급 업무의 특수성 등을 인정해 전문직으로 분류, 관리하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최근 급변하고 있는 외환시장을 예의주시하면서 고객이 해외직접투자를 신고한 뒤 기일 내 사후관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점에서 고객에게 직접 연락해 사후관리를 강화토록 당부하고 있다.
은행들이 해외 신용위험의 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최근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가(S&P)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 리먼브라더스 등 국제 투자은행(IB)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낮춘 데 이어 미국 와코비아은행의 최고경영자가 경질되면서 신용위기가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세계적 투자은행의 신용등급 하향으로 신용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은행들이 위험관리를 강화하고 있다"며 "위험관리 부서에 외화유가증권 투자에 대한 전문지식을 보유한 경력 직원을 배치하는 등 인력도 보강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