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 "신설된 세법규정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법을 몰라서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많지만 단순히 몰랐다고 해서 이를 구제받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경우 행정관청이 국민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홍보과실 등을 인정, 구제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의견표명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9일 증여세를 감면받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세법을 몰라, 법정 신고기한 내에 미처 감면신청을 못한 농민 김某씨의 증여세부과처분취소 민원에 대해 A씨의 신청을 받아들이고 증여세를 감면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국세청에 표명했다.
경기도 이천에서 농사를 짓는 김씨는 지난 2007년 3월 아버지로부터 농지를 증여받은 후 그해 9월, '영농자녀가 농지를 증여받으면 증여세를 감면받는다'는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감면신청(증여세 730만원)을 했지만 신고기한이 3개월 지났다는 이유로 감면을 받지 못했다.
김씨는 증여일로부터 소급해서 3년간 계속 직접 농사를 지어왔기 때문에 증여세 감면대상에 해당되지만 관할 세무서인 이천세무서는 지난 2007년 1월부터 적용된 조특법 상의 '영농자녀가 농지 등을 증여 받아 증여세를 감면받고자 하면 신고기한(3개월)까지 감면신청을 하고 특례신청을 하지 않으면 감면해 주지 않는다'는 규정을 적용해 감면을 거절했다.
이에 대해 권익위는 "농지의 양도나 증여와 관련한 각종 감면규정을 조사해 본 결과 유독 영농자녀의 증여세 감면조건에만 신고기한이 정해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조특법에 따른 납세의무자가 농업에 종사하는 자로 동일하고, 영농인들의 의욕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조특법의 다른 조항들과 비교할 때 해당 조항에만 신고기한을 둔 것은 지나친 제한사항으로 과세형평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권익위는 또한 "법정 신고기한이 널리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에서 농민이 새로 신설된 세법의 세부내용까지 알고 있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라며 "신청기한은 지났지만 증여세를 감면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특히 개정세법이 적용되는 시점을 전후한 지난 2006년 12월30일부터 2007년 1월30일까지의 국세청이 발표한 보도자료를 검토한 결과 "국세청 및 언론기관 등에서 신설된 세법을 설명하면서 기간내 (감면을) 신청한 경우에 한해 감면한다는 신청의 중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않았다"며 홍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