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의 19배에 달하는 국유지를 불법취득한 전직 공무원이 이 가운데 일부를 처분해 이익을 챙기고 지인을 청부살해하려 한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이재강)는 11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살인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직 세무공무원 이모(78)씨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이씨의 범행을 돕거나 공모한 7명에 대해서도 징역 6월-4년을 선고하고 이 중 3명에 대해서는 2년간 형 집행을 유예했다.
재판부는 "이씨의 범행은 극히 죄질이 불량할 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이씨의 회유 대상이 됐던 공무원 및 사기 피해자 등 2명이 자살하고 청부살해의 대상이 됐던 고령의 피해자는 전치 9주의 중상해를 입었다"며 "더욱이 이씨의 제의에 따라 사건에 연루된 수많은 친인척과 지인들도 오랜 기간 형사사건에 휘말려 극심한 고통을 받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씨는 여러 증거들에 비춰 공소사실이 모두 인정되는 데도 범행을 극구 부인하면서 전혀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고령이고 특례매각이 시행된 당시의 사정 등을 고려하더라도 이씨에게는 엄중히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판시했다.
이씨는 2001년 4월부터 2004년 9월까지 친인척 등의 명의로 국유지 605필지 214만여㎡에 대한 특례매각 이익금과 환수보상금 191억원을 챙기고, 2004년 3월께에는 자신의 범행을 방해하는 김모(81)씨를 청부살해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1971-1974년, 1980-1985년 세무서 관재업무를 담당하면서 여의도 면적(840만여㎡)의 19배에 달하는 1억5천700만여㎡의 국유지를 불법취득한 사실이 드러나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란 별칭을 얻기도 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