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유값 급등에 대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나흘째 지속되고 있다.
이에 앞서 정부는 근로자와 자영업자에게 세금을 환급해주고, 사업용 차량과 농어민 등에 대해서도 유가 상승분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고유가 극복대책을 발표했지만, 약발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정부가 거둔 유류세 수입은 총 25조5000억원었으며, 이 가운데 10조원을 경유를 통해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부는 올해 유류가격이 지난해보다 상승하면서 국민들이 추가로 부담할 금액을 연간 20조원으로 추정했으며, 이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조원 가량을 정부가 부담키로 했다. 이번 고유가 대책을 통해 지난해 경유로 거둔 유류세 수입만큼 지원하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대책에 필요한 재원은 지난해 세계잉여금 잔액 4조9000억원과 향후 1년간 유가상승으로 인해 예상되는 5조원 내외의 추가 세수를 활용해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즉 지난해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더 거두고 남은 돈과 앞으로 더 받게 될 세금을 고유가 대책에 쏟아 붓는다는 것. 그러나 정부의 이번 대책에 대해 유가환급금을 받게 될 1380만명의 근로자·자영업자들은 물론, 업계에서도 만족할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에 대해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남는 돈을 모두 털어서 고유가 대책을 마련한 것인데, 액수가 적다는 불만이 많아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고유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조원이라는 거액의 세금을 쓰기로 한 정부가 대책의 실효성 측면과 국민들의 예상 반응이라도 좀 더 살폈다면, 적어도 '퍼주고 욕먹는' 지금의 상황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