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한 주유소에서 서로 다른 정유사의 석유제품을 혼합해 판매하는 행위가 허용된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백용호)는 '석유제품판매표시광고고시'를 폐지키로 의결함에 따라 오는 9월부터 특정 정유사의 상표를 게시했다고 해도 혼합판매 사실을 주유소에 표시할 경우, 타 정유사의 제품도 판매가 가능해진다고 19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해당 고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보호하고 정유사간 품질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제정됐으나, 원래의 목적과 달리 주유소가 특정 정유사하고만 거래토록 하는 도구가 됐다. 이에 따라 휘발유와 경유, 등유 등의 석유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저하됐던 것.
실제로 정유사들은 주유소에게 자사의 상표 사용 등을 조건으로 내걸며 자사의 제품을 전량 구매토록 하는 상태다.
공정위는 또 정유사들이 유통과정에서 제품교환을 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품질경쟁이 이뤄지지 않아 고시의 실효성도 떨어진다고 밝혔다.
대다수의 일반소비자들은 특정 정유사의 상표를 게시한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해당 정유사가 생산 및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나 사실상 30∼50% 정도는 판매 전 정유사간 제품교환으로 이뤄진 것.
고시폐지로 주유소의 협상력이 강화돼 주유소가 여러 공급자와 다양한 형태의 거래를 할 수 있는 경쟁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공정위는 기대하고 있다.
예컨대 A주유소는 제품판매량의 약 80%를 B정유사로부터 구매하는 조건으로 제품공급 및 상표사용 계약을 체결하고 나머지 20% 물량에 대해서는 주유소간 거래, 선물시장, 현물시장 등을 통해 구입이 가능해진다.
다만 공정위는 주유소가 여러 정유사의 제품을 구입해 혼합판매하고자 할 경우, 그 사실을 소비자가 알기 쉽게 사업장에 표시하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고시폐지로 주유소의 협상력이 강화되어 주유소가 여러 공급자와 다양한 형태의 거래를 할 수 있는 경쟁여건이 조성되었다"면서 "주유소가 여러 정유사의 제품을 구입해 판매할 경우에는 그 사실을 사업장에 표시하도록 하는 규정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지식경제부 등을 통해 불법·부정제품 유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도록 함으로써 소비자들의 피해를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