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싸게 골프를 칠 수 있게 하겠다며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회원제 골프장에 대해 세금을 깎아주려는 정부 정책에 대해 정작 업계에서 불만이 들끓고 있다.
전국 퍼블릭골프장 사장단은 23일 "회원권을 가진 부유층이 주로 이용하는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감세 혜택으로 골프 대중화에 앞장서온 퍼블릭골프장은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됐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회원제 골프장 세금을 내리면 5만원 안팎의 그린피 인하 효과가 발생해 5만원 가량 싸게 받고 있는 퍼플릭 골프장 그린피와 같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시설과 운영에서 나은 회원제 골프장으로 손님을 뺏겨 영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되며 퍼블릭골프장 도산 사태도 빚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골프를 싼 값이 즐기도록 하려면 퍼블릭골프장을 활성화해야 하는데 오히려 회원제 골프장에 혜택을 줘 퍼블릭골프장의 발목을 잡는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또 골프 참여 인구 251만명 가운데 회원권 소지자는 6만여명에 불과하다며 정부의 세제 개편은 돈많은 소수에게 더 싼 비용으로 골프를 치도록 해줄 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퍼블릭골프장에 대한 법인세 인하와 초기 투자 자금 회수에 20년 가량 걸리는 퍼블릭골프장의 특성을 감안해 장기 저리 금융 지원, 그리고 퍼블릭골프장도 회원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 등을 요구했다.
지난해 전국 최초로 회원제 골프장에서 퍼블릭 골프장으로 전환했던 전남 아크로골프장 한길수 대표는 "정부가 골프 대중화 정책을 편다고 해서 빚을 내 회원납입금을 모두 돌려주고 퍼블릭으로 전환했는데 이제 망하게 생겼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수도권 지역 골프장 대표들도 "정부의 감세 정책에 따른 혜택이 지방 골프장에만 돌아가 수도권 골프장은 오히려 경영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면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경기도 외곽에 위치한 골프장은 불과 자동차로 10분 안팎 거리에 있는 충청권, 강원권 골프장과 경쟁에서 절대 불리한 입장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골프장에 비해 크게 비싼 국내 골프장 경쟁력을 높인다며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회원제 골프장에 대해 1인당 2만1천120원의 소비세와 체육진흥기금 3천원을 면제하고 보유세를 대폭 낮춰준다는 감세안을 마련해 오는 9월 시행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