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순익 474% 증가에 기부금은 2.7% ↓
외국계는 아예 외면…삼성전자 최대 '큰손'
지난해 국내 대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늘었음에도 기부금은 되레 줄어 기업들이 이익의 사회 환원에 인색한 것으로 분석됐다.
25일 재계 전문 사이트인 재벌닷컴이 지난해 매출 1조원 이상을 기록한 110개 상장기업의 기부금 지출 내역을 조사한 결과 기부금 총액은 2006년 1조1천267억원에서 지난해 9천948억원으로 11.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이들 기업의 당기순이익 총액은 32조2천890억원에서 38조1천896억원으로 18.3%나 증가했다.
이에 따라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 정도를 측정하는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도 2006년 평균 3.5%에서 지난해 2.6%로 낮아졌다.
이번 조사는 상장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의 기부금 관련 항목에서 사내근로복지기금 등 종업원 복지와 관련된 부분을 제외한 것이다.
조사 대상 기업 중 기부금 지출이 가장 많았던 기업은 삼성전자로 문화복지사업에 818억원, 불우이웃돕기에 138억원 등 전년 대비 4.2% 늘어난 총 1천825억원을 기부금으로 지출했다.
또 포스코(839억원), SK텔레콤(724억원), KT(717억원), 강원랜드(554억원) 등도 500억원 이상을 기부금으로 지출해 기업 이익의 사회 환원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일부 기업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보다 대폭 증가했음에도 기부금은 오히려 줄어 사회적 비판이 예상된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474% 급증한 1조2천224억원을 기록했지만 기부금은 2006년 157억원에서 지난해 152억원으로 오히려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이 158% 증가한 삼성물산도 기부금은 7.6% 감소했고, 공공 건강에 반하는 담배 제품을 판매하는 KT&G는 순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기부금을 74.7%나 줄여버렸다.
특히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는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15% 늘어난 9천13억원을 기록했음에도 기부금은 2006년 2억400만원에서 1천100만원으로 급감해 `생색내기' 수준에 불과했다.
외국 투자자에게 경영권이 넘어간 쌍용은 조사 대상 기업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단 한 푼의 기부금도 내놓지 않았다.
외국계가 대주주인 S-OIL도 고유가로 막대한 이익을 취했음에도 순이익 대비 기부금 비율은 0.7%에 그쳐 이익의 사회 환원에 인색하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재벌닷컴 관계자는 "지난해 대기업 순이익이 급증하면서 외국인 주주, 대주주 등에게 지급하는 배당금은 크게 늘었음에도 정작 기업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금이 줄었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3월 말까지 주주총회에서 현금배당을 결의한 450개 기업의 작년 배당금 총액은 13조9천2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9.02% 증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