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신보.주택금융公.KIC.수출입銀
금융공기업 기관장 물갈이 작업이 수개월간 지속되면서 아직도 새로운 수장이 정해지지 않은 기관들은 인사나 영업 목표 설정과 같은 중요한 의사결정이 미뤄지면서 경영마비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기술보증기금은 지난달 20일부터 공모 절차를 시작해 임원추천위원회를 통해 이사장 후보를 4배수로 추렸으나 금융위원회로부터 재공모 지시를 받았다.
이에 따라 재신임을 받지 못하고 이미 지난 17일로 임기가 끝난 한이헌 이사장이 재공모가 마무리될 때까지 최소 몇 주간은 계속 업무를 보게 됐다. 기보는 금융공기업 기관장 교체 작업이 공식화된 지난 4월 중순부터 사실상 경영 공백에 빠져 있다.
기보 노조는 "기관장 교체 때문에 당장 상반기 업무 평가와 하반기 경영 목표 설정, 7월 중순 정기 인사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신용보증기금과 통합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제대로 대응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보는 다음달 17일 임기가 끝나는 김규복 이사장의 후임자를 공모해 현재 후보를 안택수 전 한나라당 의원 등 3명으로 압축해 놓고 있다. 신보 노조는 "기보와 통합하는 문제, 산업은행에서 분리되는 한국개발편드(KDF)와 업무충돌 문제 등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신임 이사장 선임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 3월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한 유재한 사장의 후임자를 공모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해 재공모를 하는 바람에 3개월 넘도록 사장 자리를 비워놓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초 양천식 행장이 재신임을 받지 못함에 따라 한 달간 후임자 공모 작업을 벌여 현재 3배수로 후보자를 추렸다. 지난달 19일 임기가 끝난 수출입은행 이사 2명은 신임 은행장이 올 때까지 계속 근무하라는 기획재정부 지시에 따라 관련 인사를 못하고 있다.
한국투자공사는 임기를 1년 6개월 가량 앞두고 지난달 사표를 제출한 홍석주 사장의 후임자를 공모하고 있으며 산업은행은 지난 4월 김창록 총재가 사표를 낸 이후부터 이달 11일 민유성 신임 행장이 취임하기 전까지 2개월간 수장 공백 상태에 있었다.
산업은행의 경우 당시 금융위가 청와대에 민유성 행장을 제청한 이후에도 일주일 넘게 임명장이 나오지 않아 은행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했다. 김종배 부총재가 대행을 했지만 대우조선 매각이나 민영화 등 굵직한 문제를 처리할 수 없었고 일부 본부장 자리를 채우는 것 외에는 인사를 하지 못했다.
기업은행은 작년말 취임한 윤용로 행장이 재신임을 받기는 했지만 금융공기업 수장 교체설이 나오는 바람에 경영 전략을 세우고 직원들을 이끌어가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