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LGT…"통신시장 과열" VS KTF…"자산 처리"
휴대전화 보조금에 대해 금융감독원이 "당기 비용 처리를 원칙으로 하되, 자산처리도 가능하다"라고 결론을 내린 가운데 회계처리에 일관성이 없다며 SK텔레콤이 적극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KTF는 기업회계기준과 이동통신회사의 입장을 고려한 금감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뜻을 나타내 휴대전화 보조금을 둘러싼 회계처리 논란이 오히려 첨예한 갈등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
SKT는 "비용계상을 원칙으로 하고 자산처리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은 회계처리 일관성이 없는 것"이라며 "보다 구체적인 사안을 갖고 금감원과 재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KTF는 "기업회계기준과 이동통신회사의 입장을 고려해 금감원이 결정을 존중한다"며 "의견에 맞춰서 단말기 보조금을 자산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환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국제회계기준에서 무형자산의 원칙을 다루고 있는 IS38을 따라 결정한 것"이라며 "KTF의 입장을 들어 이렇게 결정한 것은 아니며, 각 회사의 입장에 따라 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회계기준원 관계자는 "꼭 당기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데 금감원과 생각이 같다"며 "보조금을 장기계약을 위해 지불한 대가로 봐야 하느냐, 마케팅 비용의 성격으로 봐야 하느냐에 대해 분분한데, 두가지 성격이 모두 있어 무조건 당기 비용 처리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조건부로 무형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는데, 이는 각 회사의 결정에 달린 것이고, 회사가 무형자산 처리, 당기비용 처리 등에 대해 입증확인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KT…"투자자 기만 행위", LGT…"보조금 지급 과열"= SKT는 이동통신 3사에 연간 1조원 이상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항에 대해 회사별 판단에 따라 회계처리가 가능하게 돼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는 재무제표의 비교가능성을 저해한다는 입장이다.
SKT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1999년에 당기 비용처리 하라고 유권해석을 내려 지금까지 계속해서 당기비용으로 처리해왔다"며 "그런데 전년동기 대비, 전기대비 모두 당기 비용 처리한 것과 앞으로 자산 처리한 것과 비교할 수 있냐"고 말했다.
금감원은 1999년 이통사의 단말기 보조금 회계처리와 관련해 당해연도의 비용으로 전액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이 관계자는 "KTF는 이연처리를 해서라도 보조금 등의 마케팅 비용을 늘리려고 해왔다"며 "이에 따라 통신시장이 과열돼 있는 상태이며, 다른 자산과 섞여 이상하게 회계처리가 되는 문제가 발생하는 등 투자자 기만 행위"라고 비난했다.
고객이 휴대폰을 사면 통신사의 자산이 아니라 고객의 자산인데 통신사의 자산으로 처리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 SKT의 의견.
또한 LGT 관계자는 "통신시장이 지금도 과열돼 있는데, 보조금 지급이 더 자유로워져 통신시장 과열이 우려스럽다"며 "후발사업자 입장에서 보조금 지급 비용이 큰데 회계처리 유용성을 떠나서 보조금에 대한 부담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KTF, 회계처리 합리화…"주주 오해 덜어준다"= 그러나 KTF는 이번 결정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KTF에 따르면 단말기가 30만원이고, 24개월 약정일 때 24만원의 보조금이 지원됐다면, 그 즉시 24만원이 고객에게 지급돼 고객은 6만원으로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다.
KTF 관계자는 "비용 발생주의 측면에서는 휴대폰 보조금은 당기에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렇게 되면 비용이 한꺼번에 나가게 돼 주주들의 입장에서 일시에 비용이 커지게 되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무약정기간인 24개월에 대해 고객에 대한 통제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한 달에 1만원씩 나눠 24만원을 처리할 수도 있다"며 "만약 그 기간에 계약을 해지하면 비용이 발생되는 것이지만, 위약금이 들어오게 되면 자산이 발생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