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펀드 투자자는 낭패 봐
올해 상반기 재테크시장은 깊은 수렁에 빠졌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재테크시장의 주류인 국내 주식형펀드와 해외펀드, 주식 직접투자 등 주식관련 재테크 상품들이 극히 부진, 투자자들의 애를 태웠다.
부동산과 채권시장도 주춤해 투자자들은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실물자산이 각광을 받으면서 금에 투자한 투자자들만 짭짤한 수익을 올렸다.
◇국내 주식형펀드 `굴욕'=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주식편입비율 70% 이상인 공모 주식형펀드 662개의 6월말 현재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12.01%로 저조했다.
같은 기간 설정액 100억원 이상인 펀드 337개 중에 플러스(+) 수익률을 낸 펀드가 하나도 없다고 제로인은 전했다.
지난해 한해 이들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40.26%로 재테크 상품 가운데 발군이었던 것과는 대조되는 것이다.
주식편입비율 40% 이상 ∼ 70% 미만인 주식혼합형 98개펀드와 주식편입비율 10% 이상 ∼40% 미만인 채권혼합형 270개펀드의 평균수익률도 각각 -5.89%와 -2.20%에 그쳤다.
◇해외펀드는 `참담'= 지난해 한해 평균 30.12%의 수익을 올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해외펀드는 말그대로 참담했다.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해외 주식형펀드 767개의 평균 수익률은 -19.77%였다. 특히 지난해 최고 인기상품이었던 인도펀드와 중국펀드의 수익률이 각각 -36.35%와 -28.47%를 기록, 투자자들을 망연자실하게 했다.
이밖에 금융섹터펀드(-34.82%), 아시아신흥국주식펀드(-29.03%),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주식펀드(-20.31%) 등도 극히 저조했다.
다만 원자재섹터펀드(13.63%)와 브라질주식펀드(11.46%), 러시아주식(1.42%) 펀드만이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주식 직접투자도 `쓴맛'= 지난해 숨가쁜 상승행진을 벌였던 코스피는 연초부터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에 따른 신용위기의 여파로 급락하는 등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였다.
코스피는 작년 말 1,897.13에서 6월말 1,674.92로 -11.71%의 등락률을 보였다. 올해 연중 최고치가 종가기준으로 1,888.88이어서 한번도 작년말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셈이다.
코스닥지수도 작년말 705.23에서 590.19로 등락률이 -16.19%를 기록, 코스피보다 하락의 골이 더 깊었다.
◇채권은 `그나마 선전'= 저조한 주식시장에 비해 채권은 나름대로 선전했다.
한국채권평가에 따르면 종합채권지수는 작년말 147.72에서 지난달말 151.83으로 상승, 2.78%의 수익을 냈다.
국내 채권시장에 투자되는 공모 채권형펀드 83개의 평균 수익률도 2.46%를 기록했다고 제로인은 전했다.
◇부동산 견조…투자 차원선 `실속없어'= 부동산(아파트)시장은 투기지역으로 알려진 `버블세븐'지역은 주춤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견조했다는 평가다.
국민은행이 산출한 아파트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는 상반기 3.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서울지역으로 한정하면 5.9%의 오름세였다. 특히 강북지역은 노원구가 20.9%나 오르는 등 평균 10.2%나 상승했다. 이에 비해 강남지역은 평균 2.0% 상승했으며 버블 세븐지역인 강남구와 서초구는 각각 0.7%와 0.1% 오르는데 그쳤다. 특히 강동구와 송파구는 -1.0%와 -1.4%를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는 전체적으로는 실수요자 중심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으나 투자적인 관점에서는 별다른 수익을 올리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금 투자는 `쏠쏠'= 신한은행에 따르면 작년말 매매기준가격은 ｇ당 2만5천252.38원이었으나 6월말 현재 3만1천437.36원으로 24.49%나 상승했다.
이에 따라 계좌를 이용해 금 거래를 할 수 있는 신한은행의 `골드리슈금적립' 상품은 6월말 현재 수익률이 작년말 대비 22.02%나 됐다.
이처럼 금 값이 상승한 것은 작년말부터 인플레이션 우려에 달러 약세가 심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실물자산으로 몰렸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금값이 상승하면서 이 상품을 이용해 투자자들이 매입한 금의 규모가 8천600㎏으로 작년말의 5천90㎏에 비해 45% 이상 증가했다.
신한은행 유유정 과장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경기가 둔화돼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하반기에도 금값 오름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