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올 들어 세번째, 총 24개 건설사 조사
중복조사·강압적 자세 등 건설업계 불만 커져
건설사들이 공정거래위원회의 잦은 방문 조사에 몸살을 앓고 있다.
공정위 카르텔 조사국은 최근 건설업계 전반에 걸쳐 조사에 착수했다. 올들어 세 번째 조사이며, 조사대상 건설사만 무려 24곳에 달한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대우건설, 삼성건설, 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상위 5위 내 건설사와 현대산업개발, SK건설, 금호건설은 공정위 카르텔국의 조사를 받았다.
9일에는 포스코건설, 쌍용건설, 한진중공업, 동부건설, 코오롱건설, 태영건설이 조사를 받았고, 건설협회에도 조사관이 방문해 관련 자료를 수집해갔다.
10일에는 롯데건설을 비롯해 삼환기업, 고려개발, 삼부토건, 풍림산업, 삼성중공업, 한라건설, KCC건설, 한신공영, 보성건설이 공정위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공정위는 각 건설사의 토목사업본부와 영업본부를 집중 조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책상은 물론 개인사물함까지 샅샅이 뒤졌다는 게 조사를 받은 건설사 직원들의 설명이다.
공정위가 건설업계 전반에 대해 대대적인 조사에 착수한 이유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건설업계는 초기 공정위가 대형 건설사 위주로 조사에 착수할 때만 해도 감사원이 조사 의뢰한 2006년 턴키·대안공사 관련 사안 정도로 추정했다.
감사원은 지난 2006년 말부터 턴키·대안공사 전반에 대한 감사를 벌여 낙찰률이 다른 공사에 비해 높은 점을 밝혀내고 지난해 6월 턴키 대안공사를 주로 수주해온 14개사에 대한 조사를 공정위에 의뢰한 바 있다.
하지만 조사 범위가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공정위의 조사에 또 다른 배경이 있는 게 아닌가하는 추측을 낳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공정위 조사가 확산되면서 가뜩이나 힘든 업계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A 건설사 임원은 "공정위의 불시 방문 조사가 올들어 세 번째고, 공정위가 요구한 자료도 지난해 지하철 7호선 관련 자료와 동일하다"며 "이런 중복 조사를 왜 하는지 도대체 모르겠다"고 말했다.
공정위의 강압적인 조사 자세도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C건설사 관계자는 "공정위의 최근 조사는 일단 뒤지고 보자는 식"이라며 "건설사들이 잘못한 점이 있으면 당연히 제재를 받아야 하지만 최소한의 조사 이유도 밝히지 않고 책상을 뒤지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