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청약시 `거주자 우선공급' 대상자를 판단할 때 주민등록이 `유일한' 증거는 아니지만 유력한 증거는 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김모(61.여)씨가 대한주택공사를 상대로 낸 매수인지위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주택공사는 경기 성남 판교택지를 개발하면서 일반공급 세대수의 30%를 예정지구 지정고시일(2001년 12월26일) 이전부터 성남시 행정구역에 계속 거주한 자에게 우선 공급했다.
김씨는 2006년 9월 `계속 거주한 자'에 본인이 해당한다며 판교택지 개발지구 아파트 청약에 응모해 당첨됐으나 주공은 김씨가 2002년 7월에서야 주소지를 성남으로 이전했다며 계약 체결을 거부했다.
김씨는 1969년 결혼한 뒤 서울 양천구에 살았는데 남편은 1995년 성남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했고, 김씨는 계속 양천구에 주소를 두고 있다가 2002년 남편의 주소지로 편입했다.
김씨는 "양천구의 건물 매매가 늦어져 주소지를 못 옮겼을 뿐 1995년 남편이 성남으로 주소지를 이전한 뒤 그곳에서 계속 함께 살았다"며 소송을 냈다.
1ㆍ2심 재판부는 "주변인의 진술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 등 김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성남에 계속 거주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원고패소를 선고했다.
대법원은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상 `계속 거주한 자'라 함은 주택법의 입법취지와 목적에 비춰볼 때 해당지역을 유일하고도 단일한 거주지로 하여 일정기간 계속 거주한 자를 뜻한다"며 "주민등록은 거주사실을 증명하는 유일한 증거는 아니나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김씨가 제출한 증거를 모두 조사한 뒤 그 증거만으로는 2001년 12월 26일 이전부터 성남에 계속 거주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원고의 청구를 배척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