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따라 종부세는 제정된지 3년만에 주택분 대상자가 38만7천세대에서 16만1천세대로 줄어드는 등 폐지수준으로 크게 후퇴하게 됐다.
또 기획재정부는 이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종부세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현 정부 임기 내 국세인 종부세를 폐지하고, 지방세인 재산세로 통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혹한 세금이라면 무수한 반대를 무릅쓰고 제정을 했던 정부가 3년만에 폐지수준의 대수술하겠다고 들고 나온 논리는 무엇일까?
■ "담세력 초과하는 과도한 세부담"?
재정부는 먼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공급확대와 실수요자 중심의 자금공급으로 투기수요를 억제해 나가는 방향으로 이뤄내겠다는 방침이다. 이에따라 종부세는 담세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세부담으로 지속이 불가능한 세제라고 규정했다.
OECD 국가와 비교시 재산과세 비중이 높음에도 매년 과표적용률이 상승하도록 되어 있어 세부담이 급증하는 문제가 있다는 것. 우리나라의 경우(07년 기준) 총조세 대비 재산과세 비중이 12.8%, 미국은 11.4%, 일본은 9.7%(OECD 평균 5.6%)라는 것. 물론 GDP대비 재산과세 비중도 한국 3.7%, 미국 3.1%, 일본 2.7%(OECD 평균 2.0%)보다 높다고 밝혔다.
재정부는 또 우리나라의 소득대비 보유세 실효세율도 서울시의 경우 7~8% 수준으로 뉴욕 5.5.%, 도쿄 5% 등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며, 특히 우리나라의 1인당 GNI 수준이 미국의 40% 수준임을 고려할 경우 우리의 체감 부담률은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소득이 적은 연금생활자, 고령자 등의 경우 종부세 부담이 과도한 수준이라는 것.
또한 소득 4천만원 이하자(전체 납세자의 34.75% 점유)의 보유세(종부세, 재산세, Sur-tax 포함) 부담이 소득의 46.23%에 달한다는 데이터도 내놨다.
이와함께 종부세 최고세율이 주택 3.6%, 나대지 4.8%(농특세 포함)로 20년 이상 과세하면 재산(주택, 나대지)의 원본을 잠식하는 수준일 뿐 아니라 사업용 부동산 보유세 부담이 과중하여 기업경쟁력 저하 요인으로 작용하고, 소비자에게 세부담이 전가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 "조세원칙과 일반적 보유세제 윈칙에 맞지 않는다"?
정부는 또 이번 종부세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독일 경제학자 와그너의 조세원칙인 충분성(조세수입이 재정수요를 충족해야 한다), 보편성(일반 국민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돼야 한다), 공평성(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게 과세돼야 한다), 세원선택의 원칙(조세가 재산이나 자본의 원본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을 끌어내 보편성의 원칙에 배치되고, 수익자 부담 원칙 위반, 재산과세원칙과 배치된다고 주장했다.
와그너의 조세원칙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정부 시절, 언론에 종부세와 관련된 칼럼을 기고하면서 인용했던 말이기도 하다.
와그너의 조세원칙을 종부세에 적용하면, 전체 세대의 2%만 부담하므로 공평성, 보편성의 원칙에 어긋나고, 세 부담이 과도해 세원선택의 원칙에도 맞지 않으며, 세수가 3조원에 불과해 충분성의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는 게 정부의 설명.
또 보유세인 종부세를 국세로 운영하면서 지방교부세로 활용하는 것은 수익자 부담 원칙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또한 보유세는 단일세율이 바람직하나 최고세율이 3~4%인 누진세율 체계로 운용되는 문제, 매년 조사된 시가를 기준으로 과세하므로 세부담이 과중하고, 평가비용·자의성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종부세를 1%, 1.5%, 2%, 3%로 돼 있는 세율을 0.5%, 0.75%, 1%로 변경해 누진세율을 낮췄고, 공시가격 대신 공정시장가액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논리를 앞세운 정부의 개편안에 대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종부세'는 그 존재가 상실되는 상태까지 이르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당장 민주당의 경우 "강부자 정권이 강부자 내각에 스스로 주는 보너스"이자 "부자들을 위해 사실상 종부세를 폐지하려는 정책"이라고 맹비난하고 나섰다.
재정부가 종부세를 무력화 시키는 논리로 들고나온 '와그너의 힘'이 어떻게 작용될지 궁금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