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고법 "강 의원이 돈 줬다는 결정적 증거 없다"
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은 무소속 강운태 의원(광주 남구)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한주)는 7일 열린 강 의원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강 의원과 선거운동을 도왔던 반모(56)씨에 대한 검찰의 항소를 기각,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결정적 증거인 `강 의원과 반씨에게서 돈을 받았다'는 선거운동원 서모(52)씨의 진술이 자꾸 번복돼 믿을 수 없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합리적인 증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무죄 선고의 배경을 밝혔다.
재판부는 "돈이 건네진 과정에 대한 서씨의 진술에 일관성과 구체성이 없고, 한 달 넘게 지난 총선 당일이 돼서야 돈을 받았다고 폭로한 점은 합리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돈 봉투에서 서씨와 강 의원 측근의 지문만 발견된 점을 두고도 "서씨는 강 의원으로부터 돈 봉투를 `직접' 받았다고 진술했지만 돈 봉투에서 강 의원의 지문은 나오지 않는 등 서씨의 진술은 전체적으로 신빙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다만 선고에 앞서 "재판부의 판단이 진실에 완전히 부합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제한 뒤 "강 의원이 서씨에게 돈을 줬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며 "하지만 유죄를 선고하려면 확신을 줄 수 있는 증거를 검찰이 제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고 말해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강 의원은 4·9 총선을 앞둔 지난 2월 광주의 한 식당에서 자신의 측근을 통해 돈 봉투에 500만 원을 담아 서씨에게 건넨 혐의로, 반씨 역시 이와 별도로 서씨에게 20만 원을 준 혐의로 기소됐지만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고, 검찰은 "돈이 오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무죄를 선고한 결정을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