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헌재와 접촉했다. 일부는 위헌판결이 날것으로 예상한다."
6일 국회 대정부 질문은 강만수 장관의 헌법재판소 접촉 발언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철저히 비밀에 붙여져야 할 헌법재판 결과가 정부의 '접촉'으로 사전에 유출됐다면 헌법질서를 파괴하는 중대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당장 기획재정부는 강 장관의 "헌재와 접촉했다"는 발언이 헌재에 의견서를 바꿔 제출하는 과정에서 헌재의 요청으로 정부의 정책과 통계에 대한 자료를 설명하기 위해 연구관을 만났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야당은 헌법질서를 파괴한 강 장관이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급기야 7일에는 여야 합의로 국회에서 강 장관의 발언에 대한 진상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정부의 해명대로 강 장관의 표현이 잘못 전달된 오해일까. 아니면 실제로 중요한 정보가 오간 '접촉'이 있었던 것일까.
다음은 7일 민주당이 공개한 당시(6일) 국회에서 오간 발언록이다.
○최경환 한나라당 의원의 질문
최경환 의원(최)
▶종부세는 지난 국정감사 때 본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시대의 아픔이다'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도 동의하시는 거지요?
강만수 장관(강)
▶종부세가 많은 문제가 있고, 또 그 종부세 내는 사람한테는 너무나 가혹하다는 그런 입장에서 시대의 아픔이 아닌가 그렇게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최)
▶그래서 지금 개정안이 많이 들어와 있습니다. 이것은 국회에서 논의를 해봐서 결정을 해야 될 것 같고요. 오늘인가요? 종부세 위헌 판결이 나오도록 그렇게 되어 있나요? 13일로 예정돼 있는 것이지요?
(강)
▶예, 13일입니다.
(최)
▶대체로 어떤 판결을 예상하고 있습니까?
(강)
▶현재 우리가 헌재와 접촉을 했습니다마는 확실한 전망을 할 수는 없습니다. 일부는 위헌 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마는 어떻게 날지에 대해서는....
(최)
▶최근에 종부세가 위헌이라는 입장을, 재경부 입장을 바꿔서 냈지요? 그 주요 논리가 뭔가요? 종부세가 위헌이라는 입장이?
(강)
▶종부세는 학자들이 이야기하고 있는 조세의 원칙에 상당히 상충되어 있고 또 우리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공평성·보편성이라든지 그 다음에는 거주 이전의 자유라든지 여러 가지 우리 헌법정신에 상치되는 측면이 상당히 많습니다. 그리고 또 현실적으로 좀 과도하고 부담 능력에 과한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우리 헌법의 정신에 우리 국민의 한 사람이라도 능력에 과하고 또 순리에 맞지 않는 세금을 내는 것이 맞지 않다는 그런 차원에서 우리 헌법과 상당한 부분에서 상충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헌재에 답변을 했습니다.
(최)
▶이번에 만약 위헌 판결이 일부라도 나면, 특히 세대별 합산이 아마 위헌 가능성이 많다고 예측이 되고 있는데 종전에 낸 세금은 돌려주게 되는 것인가요?
(강)
▶위헌이라고 판결이 나는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3년간 경정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다수의 견해입니다. 그러나 나머지 헌법불합치라든지 여러 가지 그런 경우는 판결에 따라서 또 내용이 달라질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
▶지금 환급금액은 어느 정도로 예상이 되나요, 만약에 세대별(합산문제) 같은 경우에?
(강)
▶아직까지 그런 윤곽이 안 드러났기 때문에 구체적인 금액은 지금 알 수 없습니다.
○ 김진표(김) 민주당 의원의 질문
(김)
▶강 장관께서 우리가 현재와 접촉을 했는데 일부 위헌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하셨는데 헌재와 접촉했다는 표현을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까? 누가, 무슨, 어떤 방법으로 접촉했습니까?
(강)
▶헌재에서 우리가 자료를 가져오고 재정부의 공식의견을 묻고 그런 과정에서 담당실무자가 다녀갔다. 그런 접촉을 했다는 뜻이다.
(김)
▶이유를 제출했다는 뜻으로 얘기를 하셔야지, 그런 식의 발언이 오해를 야기하는 것 아닙니까.
○ 이정희(이) 민주노동당 의원의 질문
(이)
▶헌법재판소 판결 선고가 임박했습니다. 다시 한번만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기획재정부의 어느 분이 헌법재판소의 어느 분을 만나서 어떤 말씀을 들으셨는지요.
(강)
▶세제실장과 담당 국장이 우리 의견을 제출하고, 우리가 발표한 종부세 개정 이유, 종부세 관련 통계를 달라고 그쪽이 요청을 해서 제출하고 설명을 했다고 보고 받았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저한테 보고한 것이 현재 정확히 내용은 모르겠으나 세대별 합산은 위헌으로 갈 것 같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
▶어느 분을 만나서 언제 말씀을 들으셨다는 것입니까?
(강)
▶그러니까 세제실장, 재정부 윤영선 세제실장한테 보고를 받았습니다.
(이)
▶그러니까 헌법재판소의 어느 분을 만나셨다고 들었나요?
(강)
▶구체적 이름을 들은바 없습니다. 주임재판관이라는 정도만 들었다.
(이)
▶언제 만났나요? 오늘인가요? 어제인가요?
(강)
▶날짜는 상당히 됐습니다. 한 1∼2주일 됐는가, 상당히 전에 그쪽 요청에 의해서 자료설명을 한 것입니다. 정부의 입장, 통계자료 그런 것들을 요청해서 실무적으로 가서 설명했습니다. 제가 접촉한 것은 없고 제가 구체적인 내용을 아는 바 없습니다.
(이)
▶이 보고를 구두로 받았나요? 서면으로 받았나요?
(강)
▶구두로 받았습니다.
(이)
▶그러면 출장보고서 써 있습니까?
(강)
▶그것은 출장보고서 대상이 통상적으로 아니라서 서면보고는 받지 않았습니다.
(이)
▶주심재판관이 어느 분이신지 질문 끝날 때까지 파악해서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강)
▶예
(이)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왜냐면 헌법재판소는 선고를 하기 전까지 그 판결이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외부로 절대 공개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법원과 재판의 공정성을 해하는 것입니다. 헌법재판관께서, 주심재판관이 이런 말씀하셨다면 당연히 회피 대상입니다. 기피대상입니다. 절대로 이런 방식으로 재판의 공정성이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이따 보고하세요.
(강)
▶참고로 주심 재판관이 그런 얘기를 했다는 것이 아니라 자료를 설명하고 온 우리 세제실장이 저한테 보고를 그렇게 했다는 겁니다. 그분이 어떤 이야기를 하셨는가에 대해서는 저는 아는 바가 없고 또 제가 이야기한 바가 없습니다.
(이)
▶그러면 세제실장께서 그냥 추측만으로 이런 보고를 하셨다는 것입니까?
(강)
▶그거는 세제실장한테 확인해 봐야합니다.
(이)
▶확인하세요. 추측만으로 이런 보고를 했다면 대단히 무책임한 공무원입니다. 그렇죠? 그리고 만약 재판관으로부터 이런 말씀을 들으셨다면 재판관 자체가 공정성을 해하는, 법원의 공정성을 해하는, 헌법재판관으로서 자격이 없는 분입니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하신 것인지 확인해서 말씀하십시오.
(강)
▶자꾸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 이야기 드리겠습니다. 제가 묻고 왜 그렇게 했느냐면 고지서 발부기간은 다가오고 재판은 늦어지고 그래서 어떻게 되느냐, 이 문제를 법률로 어떻게 해결해야 되느냐, 그러면 국세청은 그거를 어떻게 해야 되느냐, 그래서 국세청에서도 준비를 하고, 집행기관으로서는 아주 어려운 상태에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가 관심을 갖고 어떻게 돌아가느냐 그렇게 확인했다는 것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좋습니다. 더더욱 그렇다면, 그런 심각한 상황이라면 세제실장께서 추측만으로 말씀하실, 보고할 상황이 아니라고 봅니다. 어떤 내용으로 접촉하셔서 무슨 말씀을 들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셔서 보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