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시절 '부동산 시장안정' 위해 탄생
정권 바뀌니, '위헌' 소지 있는 세금?
13일 헌법재판소의 종합부동산세 위헌 여부 결정을 앞두고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부 위헌 결정이 날 것"이라는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헌재의 결정이 어떻게 되든, 종부세는 정부의 대대적인 완화정책에 이어 폐지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종부세가 최초로 도입된 것은 2005년. 도입당시 종부세는 지금의 모습과는 달랐다. 공시가격 9억원 초과(주택기준), 인별합산, 세부담 상한선 150% 적용 등이 종부세 제도 도입 당시의 근간이었다.
부동산 투기가 극에 달했던 2005년 8월, 정부는 8.31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종부세를 공시가격 6억원 초과(주택기준), 세대별 합산, 세부담 상한선 300% 등으로 대폭 강화했다.
당시에도 정부의 종부세 정책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특히 과세기준금액을 상향조정한 것이 과도한 세부담의 증가를 야기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또한 1세대1주택자에 대한 예외 없는 과세원칙도 논란거리였다.
또 인별합산 체계를 버리고 '세대별 합산' 체계를 도입하면서 '위헌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정부는 거액을 투입해 헌법학자들로부터 '종부세는 위헌소지가 없다'는 내용의 연구용역을 발주, 위헌논란을 잠재웠다.
이 같은 정부의 종부세 정책기조는 이명박 정권 출범이후 180도 달라졌다. 정부는 지난 9월23일 공시가격 9억원 초과(주택기준), 세부담 상한선 150%, 1주택 고령자 세액공제 등의 내용으로 대폭 완화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아울러 '종부세는 위헌적 소지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제도를 폐지, 재산세 체계로 개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2005년, 부동산 투기 잡기 위해 탄생= 종부세는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고,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2003년 10.29 대책에서 처음 등장해 2005년 12월 첫 시행됐다.
종부세를 탄생시킨 참여정부는 "현행 보유세 수준이 너무 낮아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과 상당한 차이가 있고,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다소 미흡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공시가격 9억원 이상, 인별합산 등으로 거둬진 첫 번째 종부세는 4413억원의 세수를 기록했고 사실상 부동산 투기를 잡는데도 효과를 내지 못했다.
□ 8.31대책, 종부세 강화…"조세 저항" 극심= 부동산 보유와 거래에 부과되는 세금체계를 강화해 부동산 투기심리를 잠재우려는 정부의 시도는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
결국 정부는 2005년 12월 종부세 첫 시행 삽을 들기도 전인 2005년 8월 8.31부동산대책을 마련하면서 과세체계의 대대적인 강화를 시도했다.
종부세 고가주택 기준을 9억원에서 6억원으로 강화하고, 인별합산을 세대별 합산 방식으로 변경해 종부세 납부 대상자를 2005년 7만여명에서 2006년 34만1000명으로 5배 이상 확대했고, 작년에는 50만5000명으로 8배까지 늘려놨다.
종부세 강화와 더불어 양도소득세도 강화하자 주택을 보유하지도 팔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에 대한 조세저항이 상당했지만 정부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버티다 결국 제도 도입 목적에 맞게 부동산 가격 급등을 막는데 어느 정도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주택을 사지도 팔지도 못하는 부동산 시장의 투기문제는 일부 해결됐지만, 결과적으로 '부동산 침체기'라는 역효과도 생겨났다.
□ 9.23대책, "종부세 위헌소지 있다?"= 새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터져나오고, 금융위기가 실물경제위기로 번질 위기에 놓이자 침체된 부동산 시장 활성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지방의 미분양주택을 해결하고,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부동산 세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이 정해졌다. 그 핵심에는 '종부세' 완화가 놓여 있는 모습이다.
13일 헌재 결정이 남았지만, 결정 여부에 관계 없이 정부는 현재 마련한 종부세 완화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과정에서 정부는 종부세에 대한 기존 입장을 버리고 종부세는 '위헌적 세금'으로 규정하는 등 과거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 정책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부터 종부세는 다시 8.31대책 이전으로 돌아갈 전망. 도입 당시보다 과세표준과 세율이 하향 조정되고, 향후 종부세는 '폐지', 재산세로 전환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라면 종부세는 폐지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