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헌법재판소가 종합부동산세 위헌 심판에서 '세대별 합산 위헌', '거주목적의 1주택자 과세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 종부세 공개변론과 그동안의 판결을 볼 때 이미 예견된 결정이었다는 의견이 많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6일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헌재와 접촉했다. 세대별 합산에 대해서는 위헌 결정이 날 것으로 보고 받았다"라는 실언을 하면서 이미 이런 결정이 예상됐지만, 헌재는 거주목적의 1주택자 과세에 대해서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예상이 완전 일치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지난 9월 18일 종부세 공개변론에서 헌재 재판관들의 날카로운 질문 속에 세대별 합산 과세와 거주목적의 1주택자의 과세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이 드러나 있다는 전언이다.
한 재판관은 세대별 합산 과세에 대해 "왜 가족 구성에 패널티를 주느냐"는 질문으로 세대별 합산 과세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사실 알고 보면 세대별 합산 과세는 헌재 위헌 심판 소송의 단골주제이기도 하다.
헌재는 지난 2002년 8월 '자산소득 부부합산과세제도'를 규정하는 소득세법 제61조에 대해 "혼인과 가족생활의 양성평등을 추구하는 헌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이자소득, 배당소득, 부동산임대소득에 대한 부부합산 과세제도가 폐지됐다.
헌재는 이미 2002년에 부부합산과세제도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법적 혼란과 헌재의 신뢰성에 타격을 줄 수 있어 '세대별 합산'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기에는 부담이 컸을 수 있다. 세대별 합산과 부부합산은 혼인으로 성립된다는 측면에서 맥락이 같기 때문.
또한 종부세 공개변론에서 거주목적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에 대해서도 문제점이 있다는 재판관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이동흡 재판관은 "집 한 채를 갖고 있는데 값이 올랐다면, 이런 사람에게 종부세를 부과하는데 그렇다면 그 사람은 집을 없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어 방청석에 앉아 있던 종부세 폐지론자들에게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강국 재판관도 "거주목적의 1주택 장기보유자는 조세지불능력이 없거나 노령계층이 많이 포함돼 있어 주택가격상승과 실질 담세능력에 괴리감이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가격 자체만으로 획일적으로 과세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주택처분을 강요하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