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자체 합헌 결과에는 정부 감세안 철회 촉구
13일 종합부동산세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일부 위헌과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지자 야권에서는 일제히 유감의 뜻을 표시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헌재 결정이 내려진 직후 브리핑을 통해 "종부세 자체는 합헌이라고 하고 종부세 취지를 살릴 수 없게 세대별 합산에 위헌 판결을 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것"이라며 "헌재의 오늘 판결은 조세회피를 조장하고 부동산 투기를 방조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할 우려가 매우 큰 판결"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특히 "민주당이 요청한 판결 연기의 이유가 강만수 장관의 대정부 질의 답변 과정에서 나온 헌재 접촉사실에 대해 지적한 것이고, 헌재 판결의 정당성과 국민적 공감을 얻어내기 위해서 요청한 것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강만수 장관이 예측한 결과가 나왔다"며 "헌재 권위를 위해서도 연기를 했어야 옳았다"고 결정에 대한 신뢰에 의문도 던졌다.
진보신당도 사실상 종부세의 유명무실을 부른다며 강한 유감의 뜻을 표했다.
심상정 진보신당 대표는 "오늘 헌재가 종부세의 세대별 합산에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세대별 합산을 하지 않을 경우 부동산 부자들은 가족명의로 재산을 빼돌려 종부세를 회피할 것이며 이는 결국 종부세의 '유명무실'을 부를 것이 뻔하다"고 평가했다.
민주노동당도 박승흡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이제 인별합산으로 돌아가고 과세기준이 9억원으로 상향조정된다면 최소 18억을 보유한 부동산 부자들까지 종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이제 국민이 헌재를 심판할 차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야권은 그러나 종부세법 자체의 합헌판결에 더 무게를 두며, 정부의 종부세법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최재성 대변인은 "종부세 자체가 합헌이기 때문에 정부가 발의한 종부세법 개정안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며 "세수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개정안은 재정악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심상정 대표는 "헌재가 종부세 전체가 아니라 세대별 합산에만 위헌 결정을 내린 것은 오히려 종부세의 정당성이나 필요성을 인정해준 것이라 볼 수 있다"며 "세대별 합산의 위헌보다는 종부세 자체의 취지가 합헌이라는 점에 더욱 주목하고 그에 걸맞는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 대표는 특히 "세대별 합산을 인별 합산으로 전환할 경우 종부세 회피를 목적으로 한 세대간 명의분산 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발표한 상속·증여세 감세안을 철회하고 나이와 소득 등을 감안했을 때 해당 부동산을 정상적으로 취득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 대해 엄격하게 증여 추정 규정을 적용해 편법, 불법 증여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자유선진당은 논평을 통해 "종부세에 대해 다소의 이견이 있더라도 헌재의 종부세 판결을 존중하고 새로운 종부세 개정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혹시 헌재의 위헌결정을 정부여당의 압력 탓으로 돌려 헌재의 독립성과 위상을 뒤흔들거나 정쟁으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고 정부와 한나라당의 손을 들어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