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효산콘도 특혜' 감사 중단 의혹을 폭로한 전 감사원 직원에 대해 수차례 재판이 반복된 끝에 결국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제1부(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감사원에 의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기소된 현준희(55) 전 감사원 직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현씨는 1996년 총선 직전 기자회견을 통해 "효산종합개발 콘도사업 특혜 의혹에 대한 감사 과정에서 감사원 국장이 뚜렷한 이유없이 감사를 중단시켰다. 배후에 청와대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감사원에 의해 고소를 당한 현씨는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1ㆍ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2002년 대법원은 "현씨의 기자회견은 감사원 간부 등 특정인을 비방할 목적이 있었음이 인정된다"며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그러나 사건을 돌려받은 서울중앙지법 항소부는 다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감사원 간부가 콘도 승인 관련 부분을 다른 국(局)으로 이송하라고 지시해 더이상 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만큼 뚜렷한 이유 없이 감사가 중단됐다고 볼 수 있다"며 "따라서 간부의 지시로 감사가 중단됐다는 내용이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현씨가 `외압이 있었다'고 믿을만한 근거가 있어 공표 내용이 허위사실이란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현씨의 양심선언은 공익을 위한 것이지 간부를 비방할 목적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고 상고 주장은 이유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