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침체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기와 치솟은 환율 때문에 시내와 출국장에 있는 면세점들의 매출이 역성장하고 내.외국인 매출비중도 완전히 역전됐다.
외국인들의 이용액은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해외여행이 힘들어지면서 내국인 매출이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1월 전체 면세점의 매출은 1억9천931만5천 달러로 1년전인 지난해 11월의 2억3천286만3천 달러에 비해 14.4% 감소하며 마이너스 성장세를 나타냈다.
면세점 매출의 감소세는 경기 침체와 환율로 해외여행이 감소하고 비용지출도 줄면서 내국인들이 해외로 나갈 때 사들이는 면세품 규모가 급감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실제 지난해 11월 내국인의 면세점 이용액은 모두 1억6천630만 달러에 달하며 전체 면세점 매출의 71.4%를 차지했으나 올해 11월에는 고작 7천262만6천 달러를 기록, 절반 아래로 떨어지며 매출 비중도 36.4%로 급감했다.
면세점을 이용한 내국인의 숫자도 지난해 11월에는 139만4천명으로 전체 이용객의 84%를 차지했지만 지난달에는 80만명으로 급감하며 비중이 56.9%로 급락했다.
반면, 외국인들의 면세점 이용액은 지난해 11월 6천656만3천 달러로 전체 면세점 매출의 28.6%를 차지하는데 그쳤지만 올해 11월에는 1억2천668만9천 달러로 두 배 가까이 늘며 63.6%의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원화에 대한 엔화 가치가 급상승하면서 명품을 구매하려는 일본인들의 입국이 늘어 지난해 11월 26만5천명에서 올해 11월 60만5천명으로 급증한 면세점 외국인 이용객의 상당수를 이들 일본인 명품 쇼핑객이 차지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반기 들어 내국인들의 해외여행이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올해들어 11월까지 내국인들의 전체 면세점 이용액도 14억8천515만4천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7억817만2천 달러)에 비해 13% 줄어들었고 전체 면세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71.2%에서 61.8%로 하락했다.
지난 2000년만 해도 내국인의 면세점 이용액은 연간 2억 달러로 면세점 전체 매출의 14.4%를 차지하는데 그쳤으나 해외여행의 급증으로 2005년에는 11억4천만 달러를 기록, 매출비중이 56.5%에 달해 외국인 비중과 역전됐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계속 침체국면을 이어가고 해외여행도 위축되고 있어 이대로라면 2009년에는 다시 연간 매출비중에서 외국인이 내국인을 능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