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금년 초 가계대출 억제책을 발표하고 난 뒤 추가 대책안을 마련하면서 더욱 그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가계대출 억제책의 일환으로 금융감독위원회는 13일 재정경제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은행자금흐름 개선 대책반'을 구성했다.
금감위 감독정책 1국장을 반장으로 하는 대책반은 금감위 은행감독과장, 비은행감독과장, 재경부 금융정책과장, 한국은행의 금융시장국장, 금감원의 은행감독구장 등으로 구성됐다.
금감위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지속됨에 따라 은행 및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동향을 점검하기 위한 대책반을 구성했다"며 "앞으로 금융회사의 자금공급이 가계부문에 편중되지 않도록 자금흐름개선 방안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잇따른 가계대출 억제책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가계대출 증가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자 아예 전담 대책반을 마련해 가계대출 증가세를 확실히 잡겠다는 것이다.
금감원 관계자에 따르면 가계대출 증가액은 8월 5조5천억원으로 급증한데 이어 9월 6조5천억원, 10월 6조3천억원으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10월말 현재 가계대출 잔액도 212조5천억원에 달한다.
가계대출의 증가세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은행권과 카드사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9월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1.5%에 달하고 있고 상호저축은행의 소액신용대출 연체율의 경우 22.3%를 넘어서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카드연체율도 지난 9월말 기준으로 은행계카드는 11.19%, 전업카드사는 9%에 이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금감위는 지난 11일 가계대출 추가억제책을 발표하면서 가계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BIS자기자본 위험가중치를 현행 50%에서 70%로 높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위험가중치를 올리게 되면 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을 많이 할수록 은행의 BIS비율이 하락하게 된다"며 "BIS비율은 외환위기 이후 은행의 우량여부를 가늠하는 지표로 여겨져 왔기 때문에 은행으로서는 BIS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대출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금감원은 가계대출 억제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조정 주택담보대출 LTV(Loan-to-Value)하향유도 주택담보대출 취급관련 내부통제 강화 주택담보대출 취급 유인운용 적극 억제 등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이달에는 그동안 발표한 가계대출 억제조치가 효과를 발휘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의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이같은 가계대출 억제 강경책에 대해 일부 은행업계 관련자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기부양을 위해 가계대출을 적극 권장하더니 정책을 180도 바꿔 억제조치를 발표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시중의 상호저축은행 관계자는 "금감원은 지난해 사금융을 제도금융으로 흡수하기 위한 방안으로 소액신용대출 위험가중치를 100%에서 50%로 완화시켰다"며 "완화조치를 실질적으로 적용받은 것은 올해 6월 신규대출분부터였는데 또다시 이를 100%로 강화하겠다니 손바닥 뒤집듯 너무 쉽게 뒤집는 것 아니냐"며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