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생산하지 않은 업체가 들러리로 입찰
공정거래위원회는 인제식품 등 김치 생산업체들이 강원지역의 김치 군납업체를 선정하는 입찰 과정에서 담합을 한 것으로 적발돼 5개 업체에 대해 시정명령 조치를 내렸다고 15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 2007년과 2008년 5월에 방위사업청에서 발주한 김치류 군납 경쟁입찰에서 인제식품, 피엔프씨(PFC), 봉황, 보리나라, 진부식품 등 5개 업체는 하나의 공동수급체를 구성하고, 대봉, 푸른샘, 토박이를 들러리 공동수급체로 세웠다.
2007년에는 인제식품을 대표로 한 공동수급체가 전체를 낙찰받아 33억원 상당의 김치류를 납품했고, 2008년에는 PFC를 대표로 한 공동수급체가 약 37억원 상당의 김치류(9종)를 낙찰받았다.
들러리로 참가한 업체들은 김치를 생산하지 않거나 사실상 영업을 하지 않은 업체들이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군납계약이 떨어지는 등의 혜택이 있었다. 대봉을 대표로 한 들러리 공동수급체도 2600만원 상당의 단무지 군납계약을 따냈던 것.
예컨대 토박이는 단무지생산업체로 김치를 생산한 실적이 없었으나, 낙찰된 업체들이 납품할 김치류 10품목 중 단무지에 대해 토박이 제품을 사용할 것을 약속받고 입찰에 참여했다.
대봉은 육가공업을 영위하다가 사실상 폐업 상태에 있던 업체였으나, 낙찰업체들과의 친분으로 입찰에 참가하게 됐으며, 푸른샘 역시 낙찰업체들로부터 공동구매 참여 및 군납기회를 보장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입찰에 협조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폐업한 푸른샘, 토박이 등 2개 업체를 제외한 PFC, 인제, 봉황, 진부, 대봉(임운식) 등 5개사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또 보리나라의 경우 자진신고로 시정명령 조치를 면하게 됐다.
공정위 관계자는 "담합참여 사업자들의 사업규모가 영세하고, 담합행위의 지역적 범위가 강원도 일부지역으로 제한돼 과징금 없이 시정명령만 부과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