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오·가구 몰수 및 대납 선물비 960만원 추징
뇌물수수와 알선수재 혐의로 작년 11월 구속 기소된 이주성 전 국세청장에 대해 징역 3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정학)는 23일 이 전 청장과 뇌물을 제공한 기세도 도양기업 사장(이상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의 혐의)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이 전 청장에 대해 "20억원의 알선수재 부분과 3자명의의 아파트 매입, 오디오·가구 및 선물비 대납 등 뇌물수수혐의가 인정된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 이주성은 세무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기세도, 백종헌(프라임 그룹 회장) 등과 식사를 같이 하고, 골프를 치는 등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해왔고, 금원을 수수함에 있어 대출형식을 가장해 사실면이나 법리면에서 위장하고, 또 수수한 금원을 제3자 명의로 아파트를 매입하고 소유권 이전등기를 하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다.
20억원짜리 아파트를 수수함에 있어 회계상 비위를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프라임그룹계열 상호저축은행을 통한 대출형식으로 위장했고, 아파트도 타인명의로 취득하는 등 고의적인 위장이 인정된다는 것.
재판부는 또 "뇌물수수 중 오디오기기 및 가구 수수부분은 이주성 측이 미리 보고 정해둔 다음 기세도에게 연락해서 대금을 대납하도록 했고, 명절 선물을 대신 보내게 한 부분은 이주성이 2005년부터 국세청장에서 물러날 때까지 설날, 추석 등 명절이 올때마다 지인들의 명단을 기세도에게 줘 대신 보내게 한 점에 비춰 체화된 도덕성 마비를 보여줬다. 엄벌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 이주성이 이제껏 벌금전과 하나 없이 살아왔고, 30여년간 세무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국가에 봉사하고, 국세청장 당시 공로가 있는 점 등을 참작했다"며 검찰 구형량인 7년형보다 적은 3년형에 처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뇌물혐의가 인정된 오디오 및 가구 등을 몰수하고, 세차례에 걸쳐 대납된 선물비 960만원을 추징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또 뇌물을 공여한 기세도에 대해서는 "권력에 공생, 관여한 범행의 규모가 적지 않은 점과 지난 1999년 뇌물공여로 벌금전과가 있는 점에서 엄벌이 마땅하지만 범행의 대부분을 시인하고 반성하고 있고, 알선수재의 경우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었고, 오히려 수습과정에서 손해를 본 점, 그리고 놔물공여도 이주성의 요청에 응한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